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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의 사물극장] (23) '무심한 아름다움' 달항아리 즐겨 그린 김환기

발행일 발행일 : 2017.12.07 / 여론/독자 A35 면 기고자 기고자 :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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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세대 추상 작가로 꼽히는 수화(樹話) 김환기(金換基)는 조선 도공의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아 '항아리와 여인들' '항아리와 매화' '나무와 달' '달과 항아리' 등을 그렸다. 1913년 2월 27일 전라남도 신안군의 작은 섬에서 부농의 1남 4녀 중 넷째로 태어나 19세 때 유학을 떠나 도쿄 니시키시로 중학교와 니혼대학 예술학원 미술학부에서 공부했다. 이때 입체파와 미래파 따위 새로운 미술 사조를 접하고 추상 회화의 길로 들어섰으나 늘 산·달·매화·학·사슴·달항아리 같은 '우리 것'을 소재로 삼았다.

달항아리는 조선 후기 경기도 광주분원 관요(官窯)에서 빚은 것이다. 만삭 여인의 배처럼 둥글지만 위아래 몸통을 따로 빚어 붙인 탓에 그 원이 반듯하지는 않다. 미술사학자 최순우는 투명한 유약 아래 흰빛과 일그러진 원이 어우러진 달항아리의 "무심한 아름다움"에서 한국미의 뿌리를 보았다. 김환기도 달항아리의 아름다움을 꿰어보고 이를 자주 그렸다.

해방 전 세 딸을 둔 채 이혼한 화가는 천재 작가 이상(李箱)의 아내였던 변동림을 만나 성북동에서 새살림을 꾸렸다. 변동림은 '향안(鄕岸)'으로 개명해 이 이름을 썼다. "도대체 내 예술이 세계 수준에서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다"고 김환기가 답답해하자 김향안은 프랑스 영사관을 찾아가 비자를 신청했다. '판잣집' '피난 열차' '뱃놀이' 같은 전쟁 뒤 시대 체험을 그리던 김환기는 1956년 파리 유학길에 올랐다.

김환기는 1963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갔다가 뉴욕에 정착해서 점과 선으로 구성된 독자적 추상 세계로 들어섰다. 그는 캔버스 가득 푸른 점을 찍으며 먼 조국의 산과 들, 벗을 향한 그리움을 달랬다. 김광섭의 시 구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제목으로 삼은 이 작품으로 제1회 한국미술대상전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1970년 중학교 미술반이던 나는 국립현대미술관에 걸린 이 점화(點畵)를 보며 추상 회화의 서늘한 아름다움에 놀랐다. 1974년 7월 25일, 김환기는 뉴욕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채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장석주 시인·문학평론가

 
기고자 기고자 : 장석주 
본문자수 본문자수 : 1056
표사진유무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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