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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밍고 노래 듣고 자란 소년, 바그너의 별이 되다

10일 첫 내한공연 여는 르네 파페, 베르디·바그너 아리아 선보여
발행일 발행일 : 2017.12.07 / 문화 A23 면 기고자 기고자 : 김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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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주가 영하 8도를 가리킨 5일 오후, 서울 반포의 한 호텔 앞. 밀려드는 차량과 인파 끝자락에 베이스 르네 파페(53)가 서 있었다. 한파에도 그는 가벼운 재킷만 걸친 채 트레이드마크인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 모습이 고요해서 주변의 소란한 분위기와는 동떨어져 보였다. 잠시 뒤 2층 커피숍에서 따뜻한 허브차를 마주한 파페는 "내 방이 27층인데 담배를 피우려고 오르락내리락하려니 귀찮다"며 소리 없이 웃었다. 10일 서울에서 첫 독주회를 열기 위해 시베리아 중심 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에서 곧장 날아온 길이었다. "거긴 영하 24도예요.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여긴 별로 안 춥네' 하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우리나라에 연광철이 있다면, 독일엔 르네 파페가 있다. '별'이 되기 어려운 저음(低音) 영역에서 스타가 된 가수.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밝은 기운이 감도는 중저음, 품위 있는 연기로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는다. 1991년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마술 피리' 자라스트로 역으로 초청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당시 솔티는 그에게 '블랙 다이아몬드'(진귀한 다이아몬드라는 뜻)란 별명을 붙여줬다.

이듬해 빈 국립오페라에 데뷔, 1994년 바그너의 성지(聖地)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라인의 황금' 파졸트 역으로 데뷔했고, 1995년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방범대원 역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섰다. 그 후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와 '파르지팔' 구르네만츠, '돈 카를로'의 펠리페 2세 등 수많은 역할을 빼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소화해 정상에 우뚝 섰다. 2007년엔 독일 록밴드 람슈타인과 손잡고 헤비메탈을 클래식 버전으로 노래하는 등 도전도 마다치 않는다.

옛 동독 지역인 드레스덴에서 태어나 여덟 살 때 드레스덴 소년합창단원이 됐다. 파페는 "외할아버지의 플라시도 도밍고 카세트테이프를 날마다 들었다"며 "할아버지는 훗날 당신의 손자가 도밍고와 한 무대에서 노래할 줄 꿈에도 모르셨을 거다"며 웃었다. 처음엔 테너였지만 변성기가 지나자 베이스 음역대로 낮아졌다. 그에게 특히 영감을 준 이는 캐나다의 베이스 바리톤 조지 런던과 독일 테너 에리히 비테. 그들이 남긴 음반과 글을 닳도록 섭렵하며 전체 작품 안에서 누군가 등장하고 퇴장할 때마다 공기는 어떻게 바뀌고, 박자는 어떻게 다루는지 살폈다. "목소리는 공간에 사람이 늘어날수록 미묘하게 달라져요. 매일 조금씩 따라 하다 보면 언젠간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거라 믿었죠. 그때도 지금도 내 목표는 청중에게 기쁨을 주는 거니까."

이번 독주회에서 파페는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와 '맥베스' '운명의 힘' 등에서 베이스의 주요 아리아로 1부를 채우고, 자신의 장기인 바그너 오페라 중에서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로엔그린''발퀴레' 아리아로 2부를 꾸민다. 그는 "가수는 노랫말을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내 소중한 친구 연광철은 독일인보다 더 완벽한 독일어로 노래하는 키 작은 거인"이라고 했다.

2009년 고향인 드레스덴으로 돌아가 정착한 파페는 공연이 없을 때면 집에서 온갖 요리를 만든다. 파스타와 슈니첼이 특기. 한국식 숯불갈비를 좋아해서 세계 어디를 가든 찾아 먹는다. 김치는 물론이고 파채와 동치미, 양배추 샐러드까지 유럽에선 먹기 어려운 채소 반찬도 즐긴다.

파페는 "공연이 끝나도 감동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서 지치고 힘들 때 살아갈 용기를 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안 해본 역할이 거의 없지만 작품에 들어가면 연습 때 빼곤 일주일간 말을 안 해요.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연습하고, 노래할 겁니다.

베이스 르네 파페 내한 공연=10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2183-1290



 
기고자 기고자 : 김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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