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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1139) 우포늪에 서서


발행일 발행일 : 2018.04.16 / 여론/독자 A29 면
 기고자 : 조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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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월은 다 어디로 가버렸을까? 그러나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는 어린 시절 보았던 풍경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먹고사는 일에 급급하여 다 잃어버렸던 풍광이 우포늪에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유년 시절의 경치를 수십 년이 지나서 다시 보게 되니까 지나간 세월이 모두 사라진 게 아니고, 그 풍광 속에 그대로 저축되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물 옆에 사는 왕버들의 연두색 싹이 올라오는 풍경이 우포늪 봄 풍경의 압권이다.

비발디의 '사계(四季)'도 봄이 제일 좋고, 요한 슈트라우스의 '봄의 소리 왈츠'가 주는 느낌을 연상시킨다. 나지막한 산들로 둘러싸인 우포는 이 연두색의 싹과 잔잔한 물, 그리고 중간중간에는 청둥오리가 빈둥빈둥 하는 일 없이 물 위에 떠 있다. 텃새들은 수면 위를 날아다닌다. 저 새들 이름은 무엇일까? 청머리오리, 황조롱이, 논병아리, 딱새, 왜가리, 노랑부리저어새, 청다리도요 등 200여 종의 텃새와 철새들이 우포늪에 서식한다.

우포늪은 평균 수심 2m라고 한다. 늪 주변의 얕은 데는 1m 정도밖에 안 된다. 밑에는 뻘들이 깔려 있어서 그 뻘을 딛고 수초들이 곳곳에 우거져 있다. 창포, 물억새도 있고 마름도 있었다. 마름을 삶으면 밤과 같은 맛이 난다. 모양이 소의 머리같이 생겼다. 이 마름을 줄로 꿰어서 목걸이도 만든다. 깊지 않으니까 사람이 빠져도 죽지 않을 것 같은 안도감이 든다. 깊으면 두려움을 주지만 얕으니까 오히려 경계심이 없어진다.

허(虛)한 사람이 산에 가면 산이 사람을 보듬어 주고, 열 받은 사람이 물에 가면 열을 식혀 준다. 우포늪에 와서 왜 이리 마음이 평화스러워질까 하고 생각해보니 산과 물이 융합되어 있어서이다. 허한 마음을 보듬어 주는 호생지기(好生之氣)와 열을 식혀주는 이완의 에너지가 충만해 있는 곳이다. 우포늪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이 8.4km이다. 같이 걸으면서 우포늪 지킴이 노용호(55) 박사에게 한마디 했다. "당신은 복 받은 인생입니다!"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콘텐츠학

 
기고자 : 조용헌
본문자수 : 103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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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20050101, 2005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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