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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事一言] 한국의 샤넬


발행일 발행일 : 2018.08.10 / 문화 A23 면
 기고자 : 조덕현 미술가·이화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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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샤넬, 이 표현은 탐탁지 않지만 비교치가 있어야 하니 어쩔 수 없다.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 얘기다. 혹자는 가브리엘 샤넬과의 비교가 오늘날의 위상으로 보아 어불성설이라며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격동의 시기에 여성으로 겪어낸 파란만장한 삶과, 그를 극복하고 뚜렷한 성취를 이룬 두 사람의 궤적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여러 포인트에서 기시감이 오간다. 샤넬이 87세까지 현역으로 임하다가 세상을 떠난 데 비해 91세인 올해도 여전히 하루 7시간씩 왕성하게 일하고 있다는 팩트를 포함하면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노라노가 더 위대하다고 해야 하리라.

차이라면 샤넬의 경우 프랑스, 더 나아가 서구의 역사 문화라는 든든한 기반 위에 솟았고, 노라노는 생존 자체가 절대 과제이던 우리 불행한 시공간에 홀로 우뚝 선 존재라는 것. 결국 그 차이는 커서 서구는 샤넬 브랜드를 막대한 사회적 자산으로 키워냈지만 우리는 아직이다. 귤이 회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던가. 개인의 재능과 의지는 차고 넘치지만 극복할 수 없었던 부분이다.

10여 년 전 우연히 한 매체를 통해 1950~60년대 노라노의 활동과 사진들을 접하고 척박한 우리 과거에도 그렇듯 아름다운 삶의 장면들이 있었나 경탄하였던 것이 내가 노라노를 흠모하게 된 계기다. 이미 여러 영화와 책, 그리고 TV프로그램과 기사 등을 통해 알려진 대로 노라노의 삶은 20세기의 대하드라마인데 그 시절을 겪지 못한 입장에선 옳고 그름, 흑과 백으로만 재단되던 우리 현대사에 풍부한 채도로써 문화의 흔적을 아로새긴 것이 고마울 뿐이다.

노라노가 91년간 걸어온 길은 그 자체가 우리 대중문화의 시초며 역사다. 디자이너이지만 패션계를 초월한, 여성이지만 여성의 운명을 초월한 인간 노라노의 여정을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반추, 입체적으로 조명하여 이제라도 샤넬 부럽잖은 사회적 자산으로 삼으면 좋겠다. 다른 나라들은 없던 전통도 만들어내는 판국에.

 
기고자 : 조덕현 미술가·이화여대 교수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96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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