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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 9월 정례회의] 소득 분배 관련 '통계 외압 논란' 방치한 국가통계委 비판하라


발행일 발행일 : 2018.09.14 / 여론/독자 A34 면
 기고자 : 정리=김정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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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세무조사 유예, 脫稅 조장한 정책 실패 문제 제기했어야
대학 폐교 사태 임박… 냉철하게 접근하는 기획 기사 필요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위원장 조순형 전 국회의원)가 지난 10일 정례 회의를 열고 지난 한 달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토론했다. 조 위원장을 비롯해 김경범(서울대 서문학과 교수), 김성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김성호(연세대 정외과 교수), 김준경(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김태수(변호사), 손지애(이화여대 초빙교수), 위성락(서울대 객원교수), 이덕환(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정유신(핀테크지원센터장), 한은형(소설가), 홍승기(인하대 로스쿨 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에 보낸 영상 축사에서 '소득 주도 성장을 포함해 정부의 경제정책은 문제가 없고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소득 주도 성장을 핵심으로 하는 경제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데 대통령이 중요한 국정 사안에 대해 어떻게 이런 형식으로 발언을 하나. 대국민 담화나 기자회견 정도는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권위적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고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취임 이후 기자회견을 두 번밖에 하지 않았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대변인이 발표하는 것을 받아 적거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뭐라고 얘기했다는 식으로 기사를 쓰고 있다. 언론이 정식으로 문 대통령에게 기자회견을 요청해야 한다.

―소득 분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 가계 동향 조사를 둘러싼 논란이 일면서 통계청장이 갑자기 경질됐다. 청와대가 외압을 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국가 통계의 최고 심의·의결 기관인 국가통계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다. 지난 2013년에도 통계청 외압 논란이 있었는데, 위원회는 통계 작성 과정에서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금지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에도 국가통계위원회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해야 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달래기… 내년까지 세무조사 안한다〉(8월 17일 A4면) 기사를 보면 소득 주도 성장의 장기적인 방향성이 불명확한 가운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발생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포퓰리즘을 동원한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세무 행정에 대한 국민 신뢰 실추가 우려된다.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 유예 조치는 탈세 행위를 조장하고 그동안 정직하게 세금을 납부한 사업자들과 임금 근로소득자들에게는 자괴감을 갖게 해 조세 형평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경기 대응 정책 수단으로 세무조사를 동원한 나라는 아마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다. 조선일보가 세무조사 유예 조치가 국세청의 기본 책무를 망각한 정책 실패라는 것을 비판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미·북 협상을 둘러싼 조선일보의 비핵화 관련 보도를 보면 진폭이 너무 커서 혼란스럽다. 어떤 때는 북한에 대한 불신에 기초해 회의적·부정적 측면을 강조하다가 어떤 때는 정반대로 비핵화에 대한 기대와 낙관을 표시하곤 한다. 특히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방북 추진과 관련, 미·북 간 의견 교환이 잘되어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보도를 몇 번 했지만 결국 방북이 취소돼 엄정한 현실로 돌아왔다. 취재를 하다보면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행착오가 있게 마련이지만 북핵 문제 보도는 진폭을 줄이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미국에 '반(反)트럼프' 쓰나미가 몰아치고 있다. 이 흐름의 중심에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죽음이 있었다. 조선일보는 '미국 애국심의 아이콘을 잃다' '미국의 영웅에게 경의를'이란 표현을 써가며 센세이셔널하게 보도했다. 전쟁 영웅인 매케인을 추모하고 떠나보내는 장례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면 이런 이벤트들의 칼끝은 트럼프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 정부 고위 관료의 뉴욕타임스(NYT) 기고와 밥 우드워드의 신간 '공포' 출간 등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에 대한 적나라한 폭로가 터져나오면서 기존의 미국의 정치 문법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11월 중간선거까지 미국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큰 그림을 그리고 방향을 정해 체계적으로 보도할 필요가 있다.

―〈구글·애플코리아, 2조~3조 벌면서 고용은 수백명뿐〉(8월 21일 A6면)은 외국 대기업들이 한국에서 돈은 많이 벌면서 고용은 적게 하는 것을 지적했다. 그런데 국수적 측면에서 국내 기업, 외국 기업 등으로 구분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처럼 보인다. 기사를 보면 외국 대기업들이 한국에서는 적게 고용하고, 규제가 강한 외국에서는 고용을 크게 늘린다고 했다. 프랑스 사례가 나오는데, 프랑스의 규제가 강해 이들 기업이 고용을 많이 한 게 아니다.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전 국가가 세제 혜택, 교육 정책, 국제회의 유치 등으로 프랑스를 유럽의 중심지로 만들려고 총체적으로 노력한 결과다. 정부가 규제한다고 외국 대기업이 고용을 늘리는 시대는 아니다.

―〈논설실의 뉴스 읽기: 안석배 논설위원이 만난 폐교된 한중대 현장의 목소리〉(8월 30일 오피니언면) 기사와 〈캠퍼스엔 잡초, 거리엔 노인… 최하위 대학촌의 미래인가〉(9월 8일 Why) 기사는 모두 폐교 명령을 받은 두 대학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잘 보여주었다. 대학 폐교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볼 사안이 아니라 대학 소유주들이 교직원들의 밀린 임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현 고1 학생은 고3 학생보다 10만명 이상 적다. 앞으로 벌어질 대학 폐교 사태에 대한 기획 기사가 필요하다.

―〈"대입엔 정답 없어… 혁신 대학에서 새 역사 쓸래요"〉(9월 3일 조선에듀) 기사는 유명 특목고 출신 학생 2명이 미국 대학 개혁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미네르바스쿨에 입학한 이야기다. 하지만 정작 이 대학에 누가 입학할 수 있는지, 학비나 장학금은 어떻게 되는지 등의 내용이 빠져있다. 대학 입시에서 도전해볼 만한 옵션 중 하나라면 일반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설명해주어야 한다.

―〈올해 '0.9 쇼크'… 저출산 마지노선 무너진다〉(9월 3일 A1면) 기사는 저출산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 궁금한 것은 지난 10년 동안 저출산 장려금으로 130조원을 썼다고 했는데, 이 많은 돈을 어디에 사용했느냐는 것이다. 감사원이든 국회든 감사보고서가 있을 것이다. 저출산 정책에 그렇게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왜 효과가 없었는지, 앞으로 무슨 분야에 예산을 집중해야 하는지 등을 다룰 필요가 있다.

―〈류근일 칼럼: '김명수 사법부' 어디쯤 가고 있나?〉(9월 4일 오피니언면)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대체 복무를 허용하지 않고 병역 의무만 강요하는 건 국가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한 판결을 비판했다.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하지 않고 처벌하면 아버지가 처벌받고 아들이 처벌받고 손자가 처벌받게 된다. 이게 과연 맞는가.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거부감은 동성혼에 대한 거부감만큼이나 퇴행적 보수의 아이콘처럼 되어 있다. 이들 사안을 계속 문제 삼는 건 보수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스타 과학자, 유전자 가위 특허 빼돌리기 논란〉(9월 10일 사회면) 기사는 국내 최고 과학자 중 하나로 꼽히는 연구자가 서울대 교수 시절 개발한 수천억원대 기술을 자신이 세운 회사로 빼돌렸다는 논란을 다뤘다. 이 연구자가 가진 창의성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새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나서면 돌팔매를 맞는 우리나라 과학계의 현실을 진단하는 기획 기사가 필요하다.

 
기고자 : 정리=김정형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366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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