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로고 뉴스 메뉴 스포츠 메뉴 핫이슈 메뉴 포토 메뉴 커뮤니티 메뉴 매거진 메뉴
아카이브 제목
   
날짜별 신문보기
구분선
   검색 및 이용방법
구분선
   PDF 이용안내
구분선
   FAQ
구분선
무료이용신청
아크로뱃리더
구분선
   인물정보
구분선
   오늘의역사
구분선
Home > 검색목록
    ▷ 90년이후 : Text, PDF보기   ▷ 45~89년 : PDF보기   ▷ 20~40년 : 기사원문서비스

[一事一言] 엄마의 사춘기 프로젝트


발행일 발행일 : 2018.10.11 / 문화 A25 면
 기고자 : 오소희 '내 눈 앞의 한 사람' 저자
 
지면PDF보기 종이신문보기
지면PDF보기
사춘기 아이를 지켜보는 엄마의 절망은 두 가지다. '그동안 내가 한 노력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하는 허무함, '아이가 다시 돌아와 줄까?' 하는 두려움. 아이에게는 이제 또래 집단만이 중요하다. 그 세상은 엄마의 영향을 벗어난 세상이며, 가정에서와 전혀 다른 규칙이 작동하는 세상이다. 예를 들어, 게임 잘하는 아이가 잘나가는 식으로.

사춘기 자녀를 위해 엄마가 할 수 있는 건 없을까? 있다. 첫째, 따뜻한 밥을 준다. 이분들이 까칠해도 위장은 대용량으로 부드럽게 늘어난 때이니. 사람이든 고양이든 제때 맛있는 밥을 주는 이와 사이가 나쁠 수는 없다. 둘째, 미울수록 더 자주 미소 지어준다. '직장에서 보기 싫은 상사한테도 웃어주는데 사랑하는 널 위해 못 웃어주겠니?' 생각하면서. 사춘기 동안 엄마는 좀 사무적으로 아이를 대할 필요가 있다. 감정을 섞지 않고, 끝날 때(퇴근)를 기다린다는 점에서. 셋째, 한심한 말도 인정해준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입에서 폭발하려는 옳은 말씀은 꾹꾹 누른다. 부모에게 인정받는 아이가 부모를 인정하는 아이로 큰다. 넷째, 초라한 결과물을 들고 오면 "너도 속상하겠구나. 다음엔 더 노력해라" 정도만 한다. 말은 짧게. 길어지면 반항심이 황야의 바람처럼 일어나니까.

이 다섯 가지를 잘 해낸다 해도, 사춘기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엄마의 마음은 못내 불안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엄마들에게 '사춘기 프로젝트'를 권한다. 평소 요가를 배우고 싶었다면 이때 시작하라고. 보란 듯이 몸짱이 될 때까지 하라고. 그래서 실컷 한눈을 판 아이가 이제 나도 땀 좀 내야겠다 하고 일어설 때 엄마의 땀 냄새가 그 결심에 견본으로 한몫해주면 좋다고.

앞날이 구만리 같은 아이, 지금 뒤처져 있는 게 문제가 아니다. 일어설 생각을 안 하는 게 진짜 문제다. 전전긍긍하는 엄마 밑에서 각성하는 아이 절대 안 나온다.

 
기고자 : 오소희 '내 눈 앞의 한 사람' 저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950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인쇄 버튼    위로가기+


기사검색로고
 
 
              
구분선
 
   
구분선
발행일

    예) 20050101, 200501, 2005
구분선
목록보기   
 
구분선
기사검색버튼 검색조건지우기버튼
조선일보로고
    Copyright (c) 2003 The Chosunilbo All rights reserved.
    Contact Us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