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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레지던트 하려면 2000만원 내라"


발행일 발행일 : 2018.10.11 / 사회 A14 면
 기고자 :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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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선배들 '입국비' 명목으로 금전 요구… 사용처 깜깜이

경북 한 대학병원 성형외과에 지원하려는 수련의(인턴) A씨는 최근 해당 병원 성형외과 전공의(레지던트) 선배들로부터 "우리 과(科)에 들어오려면 입국비(入局費) 2000만원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000만원은 회비이고 1000만원은 회식비라고 했다.

12월 시작되는 대학병원 레지던트 채용을 앞두고 일부 대학병원에서 선배들이 입국비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레지던트들이 걷어 전공학과(科)·국(局) 회식 등 운영비 명목으로 쓴다고 한다. 하지만 사용 내역이 불투명한 데다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이라 논란이 되고 있다.

입국비 문제는 2000년대 성형외과·피부과 등 특정 학과의 인기가 높았을 때 처음 문제가 됐다. 수입이 좋은 전공을 택한 만큼 전공학과 운영에 기여하라는 뜻이다. 성형외과의 경우 입국비로 1억원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문화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 한 대학병원 정형외과의 경우 지난 3월 새로 들어온 1년차 레지던트들에게 1인당 1000만원씩을 걷었다. 전남 한 대학병원 신경외과도 입국한 레지던트들로부터 300만~500만원씩을 입국비로 걷었다. 돈이 없으면 마이너스 통장(개인 신용대출)을 개설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현금 대신 물품을 기증하는 방법으로 입국비를 받는 곳도 있었다. 한 대학병원 정형외과에서는 "단합대회 때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신입 레지던트에게 "수백만원짜리 디지털 카메라를 사서 과 사무실에 기부하라"고 했다. 경남 한 대학병원에서는 신입 레지던트가 선배들로부터 "돈을 모아 수입차를 사라"는 지시를 받았다. 구입한 차로 전공 교수의 기사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한 흉부외과 전문의는 "교수들도 입국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묵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회식이 많은 과에서는 교수의 대리기사부터 비서 노릇까지 전부 1년차 남자 레지던트가 담당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사용 내역이 불투명하지만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한 내과 전문의는 "주로 1~4년차 레지던트들의 회식비, 유흥비 등으로 쓰이고 남은 돈은 4년차 주머니로 들어간다"며 "한 번도 사용 내역을 본 적 없다"고 했다. 한 대학병원 3년차 레지던트는 "4년차 레지던트는 후배들의 근무 배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감히 '내 돈을 어디 쓰고 있느냐'고 물어볼 분위기가 아니다"고 했다.

입국비를 걷는 것은 김영란법 위반이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대학 병원 레지던트는 공무원 혹은 사립학교 교직원이기 때문에 이런 형태로 금품을 받으면 김영란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입국비 문화는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 분위기다. 1년차 레지던트가 낸 입국비 가운데 일부나 전액을 4년차 레지던트가 받는다. 본인이 낸 입국비를 환급받는 형태인 것이다. 입국비를 없애면 이미 돈을 낸 2~4년차 레지던트들이 피해를 본다는 논리다.

대한전공의협회는 "정확한 통계나 신고가 없을 정도로 일상화돼 있는 문화"라며 "운영 자체가 불투명하고, 자신이 1년차 때 입국비를 냈다고 해서 회식비 등을 모두 후배들이 감당하라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입국비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 병원과 교수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내과에서는 몇 년 전까지 1인당 500만원씩 걷던 입국비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같은 대학에서 일하는 다른 과 교수의 자녀가 레지던트로 들어왔고, 교수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었다.

 
기고자 :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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