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로고 뉴스 메뉴 스포츠 메뉴 핫이슈 메뉴 포토 메뉴 커뮤니티 메뉴 매거진 메뉴
아카이브 제목
   
날짜별 신문보기
구분선
   검색 및 이용방법
구분선
   PDF 이용안내
구분선
   FAQ
구분선
무료이용신청
아크로뱃리더
구분선
   인물정보
구분선
   오늘의역사
구분선
Home > 검색목록
    ▷ 90년이후 : Text, PDF보기   ▷ 45~89년 : PDF보기   ▷ 20~40년 : 기사원문서비스

[유석재 기자의 돌발史전] 중국이 발사한 달 탐사선 '창어', 대장금에선 '항아님'으로 불렸죠


발행일 발행일 : 2019.01.11 / 문화 A21 면
 기고자 : 유석재 기자
 
지면PDF보기 종이신문보기
지면PDF보기
"도대체 '창어'가 뭐야, '창어'가. 생선 이름인 줄 알겠네." 지난해 별세한 진태하 전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이사장은 2007년 중국이 달 탐사 위성 '창어 1호'를 발사했다는 뉴스를 듣고 이렇게 말했다. 중국 고유명사를 모두 원음(原音)인 것처럼 표기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뜻이었다. 창어(嫦娥)란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달의 여신이자 선녀인 항아(嫦娥·姮娥)다. 남편 예(羿)가 선녀들의 총수 격인 서왕모에게서 불사약을 얻어 왔는데, 이 약을 훔쳐 달로 달아났다는 아름다운 여인이다.

이 '항아'라는 이름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항아님, 항아님!" 2003년 TV 드라마 '대장금'에선 무수리나 궁 밖의 사람들이 주인공 장금이(실록에는 궁녀가 아닌 의녀)를 '항아님'이라 불렀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항아님'을 '상궁이 되기 전의 어린 궁녀를 높여 이르던 말'이라고 했다.

그런데 왜 궁녀를 '항아'라 부른 것일까? 연구서 '궁녀'를 쓴 신명호 부경대 교수는 "미인이란 의미도 있었겠지만, 기본적으로 유교 관념이 투영된 용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왕이 '태양'이며 왕비가 '달'이라고 비유한다면, 그 '달'을 모시는 궁녀들은 바로 달에 사는 '항아'가 된다는 것이다. 궁녀들이 선녀인 이상 그들이 모시는 왕과 왕비는 얼마나 더 대단한 존재가 됐겠는가.

이렇듯 '항아'란 그저 남의 나라 신화 속 인물이 아니라 이미 우리 전통문화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요소였던 것이다. 동양신화 전문가인 정재서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서양 문화권 전체가 공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조선 초 김시습의 '금오신화' 중 '취유부벽정기'에는 고조선의 왕녀를 거둬 시녀로 삼는 캐릭터로 항아가 등장한다.

1932년 신문 연재된 이광수 소설 '흙' 도입부. 주인공 허숭이 윤 참판의 딸 정선을 생각하는 장면에서 이런 문장이 나온다. '그는 숙명(여학교)에서도 첫째 둘째를 다투는 미인이었다. 물론 정선은 숭에게는 달 가운데 사는 항아다.' 정 교수는 "1930년대까지도 조선 대중들에겐 항아란 이름이 무척 친숙했던 것"이라고 했다. 최근 '우주탐사선 창어 4호가 달 뒷면에 착륙했다'는 뉴스에서 '창어'란 이름이 주는 생경함과는 완연히 다른 정서다.

 
기고자 : 유석재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126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인쇄 버튼    위로가기+


기사검색로고
 
 
              
구분선
 
   
구분선
발행일

    예) 20050101, 200501, 2005
구분선
목록보기   
 
구분선
기사검색버튼 검색조건지우기버튼
조선일보로고
    Copyright (c) 2003 The Chosunilbo All rights reserved.
    Contact Us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