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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희 기자의 고색창연] 주름살 세 줄에 담긴 1100년전 고승의 魂


발행일 발행일 : 2019.02.11 / 문화 A22 면
 기고자 :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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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대고려전'
1100년만에 나온 희랑대사는 현존하는 유일한 고승 조각상

길고 야윈 얼굴에 이마 주름살 세 줄, 깊게 파인 인중에서 노(老)스님의 숨결이 느껴진다. 눈매는 자비롭고, 얇게 다문 입가의 미소에선 인자한 자태가 드러난다. 높이 82.4㎝. 해인사 소장 희랑대사상(보물 999호·작은 사진)이다. 고려 태조 왕건의 스승인 희랑대사의 얼굴과 신체, 체격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현존하는 고승 초상 조각이자 10세기 중반 조각 중 최고의 걸작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을 위해 1100년 만에 처음 해인사 바깥으로 나왔다. 개막 두 달이 지났지만 전시장에 홀로 놓인 스님은 쓸쓸해 보인다. 박물관이 스승과 제자의 만남이라며 북한의 왕건상 자리를 비워둔 채 전시를 이어가는 탓이다. 남북 화해 모드를 강조한 정치성 연출이 상(像)의 의미 자체를 퇴색해 버렸지만, 사실 희랑대사상은 그 자체로 조명받아야 마땅하다.

동시대 중국과 일본에선 입적한 고승에 대한 추모와 숭앙의 의미로 고승의 상을 활발히 제작했다. 일본 나라(奈良)에 있는 고찰 도쇼다이지(唐招提寺)엔 이 사찰을 세운 당나라 스님 감진(鑑眞·688~763) 스님의 초상 조각이 있다. 스님의 죽음을 예견한 제자들이 제작했는데, 사실적인 묘사가 "깊고 따뜻한 고승의 혼이 그 모습 그대로 나타난 것처럼 아름답다"(일본 근대 조각사의 거장 다카무라 고타로)하여 일본 국보로 지정됐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승려상의 유례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애초에 만들지 않았을까. '삼국유사'엔 원효대사 열반 후에 아들 설총이 원효의 소상(진흙을 빚어 만든 상)을 모시고 예배 드리자 소상이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는 기록이 전한다. 전문가들은 "작품이 남아 있지 않을 뿐 우리도 일찍부터 승려상을 만들었고, 스님의 혼까지 느껴지는 극사실적 표현 기법이 일본에 전해졌을 가능성을 이 희랑대사상이 말해준다"고 했다.

해외에서 빌려 온 귀한 명품들 사이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불교 유물들이 전국 다양한 사찰에서 나왔다. 충남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불좌상(보물 337호) 배 속에서 나온 발원문에 시선이 오래 머문다. 10m 넘는 비단 폭에 1000명 넘는 시주자 명단이 빼곡히 적혀 있다. 후궁 안경옹주 박씨에 관직자와 군부인, 거사(居士)도 보인다. '두 살배기 아들이 장수하기를 발원한다'는 부모의 마음, 자신의 이름을 천에 적어 꿰맨 이씨 부인…. 삶에서 병마가 비켜 가길 바랐던 700년 전 장삼이사의 간절함이 오늘날과 다를 게 없다.

 
기고자 : 허윤희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25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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