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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기사 오모(59)씨는 지난해 12월 속도위반으로 벌점 20점을 받았다. 그는 "벌점 40점이 넘으면 40일 이상 면허 정지를 받게 되는데 혹시 또 규칙을 위반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착한 운전 마일리지' 제도를 오씨가 알고 있었다면 걱정을 좀 덜었을지 모르겠다. 경찰에 '무위반·무사고 준수 서약서'를 제출하고 1년 동안 이를 지키면 마일리지 10점을 적립해주는 제도다. 누적 벌점이 45점인 운전자가 이 제도를 통해 1년간 10점을 적립했다면 벌점을 35점으로 깎아 면허 정지 처분을 면할 수 있다. 벌점이 50점 이상이 돼 면허 정지를 피할 수 없다면 10일을 깎아준다.

운전면허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차량을 소유하지 않은 운전면허 소지자나 '장롱 면허' 보유자도 서약서 제출이 가능하다. 마일리지는 얼마든지 적립할 수 있지만 서약서는 매년 새로 써야 한다. 시행 초기에는 근처 경찰서나 지구대·파출소에 자필 서약서를 제출해야만 가입이 가능했지만 지난해부터 교통범칙금 인터넷 납부시스템(www.efine.go.kr)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2013년 8월 시작한 '착한 운전 마일리지제'엔 지난해 12월 13일까지 591만3739명이 서약서를 제출했다. 전국 운전면허 소지자 3000만명 중 약 5분의 1이 동참한 셈이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36년 만에 처음으로 5000명 아래로 떨어진 데는 '착한 운전 마일리지'가 간접적으로 기여했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벌금·벌점이나 형사처벌 같은 징벌적 처분이 아니라 무사고에 대한 보상 개념으로 마일리지를 부여해 결과적으로 안전 운전 문화를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면허 정지를 받은 뒤 감경 처분을 받으려면 행정심판을 청구하거나 도로교통공단에서 시행하는 교육을 이수한 뒤 경찰서에 교육 필증을 제출해야 하는 등 과정이 번거롭다.

경찰청 교통안전계 지연환 경감은 "인터넷 서약을 통해 손쉽게 서약서를 제출하고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어 편리하다"며 "특히 택시·택배 기사 등 생업으로 운전을 하는 시민들이 이 제도를 통해 안전 운전을 하면서도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