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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이 30일 당 회의 자리 등에서 정부·여당이 올해 연말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노동 개혁에 대해 "임금피크제와 노동시장 유연화만 다루는 좁은 의미의 노동 개혁은 의미 없다"며 "노동 의제(議題)만 아니라 재벌·대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산업 구조까지 포괄적으로 다루는 '진짜 노동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도 "노동뿐 아니라 경제 구조, 기업 구조 전반과 함께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야당 일부에서는 이번에 대기업 법인세 인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노사정위원회의 논의와 협상'이란 절차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렇게 하면 논의가 노동 이슈에 국한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노동 문제 외에 산업 구조, 조세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다루려면 각계 대표가 모두 참석하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다. 야당이 야당 나름의 문제의식을 갖는 것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논의 대상을 한없이 늘려가자는 것은 초점 흐리기나 시간 끌기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노동 개혁의 핵심은 대기업 정규직에 대한 과(過)보호와 과잉(過剩) 급여를 개선해 중소기업 근로자와 비정규직, 청년 실업자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나눠 주자는 데 있다. 내년에 정년이 60세로 연장되기 시작하면 기업은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 연말 안에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그러지 않아도 심각한 상황인 청년 실업이 더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

노동 개혁의 주요 쟁점은 임금피크제 도입과 업무 저(低)성과자 해고 요건 완화, 기간제 근로자 계약 기간 연장 문제 등 두세 가지다. 노사정위가 지난 4월 60여 의제에 대해 합의에 도달하고도 막판에 결렬됐던 것도 이런 쟁점 때문이었다. 여기에 초점을 맞춰 협상해도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경제의 근본 구조까지 다루게 되면 논의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야당은 공무원연금법 개정 협상 때에도 국민연금 지급률을 높이자거나 세월호 진상조사특위 과장을 바꾸라는 등 전혀 관련 없는 사안을 들고나와 논의의 진전을 막았다.

새정치연합은 31일 최고위원 회의를 열어 노동 개혁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만일 좌파 노동 단체의 주장만 편들고 나서거나 노동 개혁과 직접 관련 없는 사안을 끌어들이려 한다면 국민은 야당이 노동 개혁 논의를 훼방 놓으려 한다는 걸 금세 알아챌 것이다. 본문자수 :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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