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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난100년…새100년
    양상훈

    발행일 : 2000.01.01 / 종합 / 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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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에서 1900년 1월1일의 태양은 암울하게 떠올랐다.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조사가 그때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전국에선 굶어죽기 직전의 사람들이 활빈당을 조직해 습격을 일삼았다. 러시아와는 마산항을 떼어주는 협상이 진행중이었고, 일본의 득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나라의 리더십은 분열한 채 국가를 파멸로 이끌고 있었다.

    그로부터 100년뒤 오늘 한반도에 2000년의 새 아침이 밝았다.

    이 아침에 100년전의 그 날을 생각하며, 오늘의 우리가 가진 이만큼의 희망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가슴에 새긴다. 우리는 전쟁의 참화에서 일어나 불과 40년만에 200배 성장했고, 세계 최약체국에서 10∼15권의 중견국으로 도약했다.

    여러 비관적 전망들이 있지만, 한국은 ‘디지털’이라는 대혁명의 큰 흐름을 숨가쁘게 ♥아가고 있다. 100년전 산업혁명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결국 망해야 했던 나라가 아니다. 지금 한국의 인터넷 인구는 인구 비례로 일본을 앞서고, 젊은 새 세대는 세계적 디지털 경쟁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세기의 어느 순간에 통일은 불쑥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분단으로 치러야했던 모든 질곡과 상처, 손실도 이 세기에 마감된다. 자기 운명을 자기 스스로 결정하지 못했던 ‘반(반) 국가’의 시대도 2000년대엔 끝난다.

    2000년에도 정치인들은 싸울 것이다. 당장 4월의 총선거에서 우리가 가진 모든 정치적 고질병들이 모조리 노출돼 국민을 실망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서구 아닌 다른 지역에서 이 정도의 민주주의에 도달한 나라도 그리 흔치않다. 100년전 고통과 절망, 울분으로 새 세기를 맞아야했던 이 땅의 선조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2000년이 주는 상징을 무겁게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다. 이제 동해에서 떠오른 새로운 100년의 태양은 한반도 전체를 비추고 있다.

    /양상훈 정치부 차장 jhyang@chosun.com

    기고자 : 양상훈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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