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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조기교육에 관한 TV 프로그램을 봤다. 영어 발음을 좋게 한다고 혀끝을 끊는 수술을 하는 엽기적인 장면이 나왔다. 점점 세상살이 경쟁이 치열해져, 요즘 부모들은 맛이 간 것 같다.

조기교육뿐 아니라 태교(胎敎)도 난리가 났다. 음악, 호흡법, 명상… 가진 것이라고는 달랑 사람인 이 땅에서 다행이라 해야 할 지, 걱정된다 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하려면 제대로 할 일이다. 우선 새 생명이 깃들 자리를 대비하는 전태교(前胎敎)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씨앗이 튼튼해야 하니까. 태교를 ‘좋은 음악 듣고 명작을 읽는 일’로 생각하기 십상인데, 실상 태교는 새 생명의 싹을 창조적이고 건강하게 틔워내는 것이다. 확실한 씨앗 고르기와 충실한 싹틔우기는 자식 농사의 기본이다. 한 사람의 천재가 100만명을 벌어 먹이고 삶을 윤택하게 한다. 최소한 100만명을 책임질 당신의 아기를 위하여 세 가지만 노력해보자.

첫째, 태교는 엄마가 태중(胎中)의 아기에게 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빌 게이츠를 낳았다면 빌 게이츠처럼 키울 수 있는가? 그 부모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서울대에 다니는 아이가 어느날 “학업을 중단하고 사업을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대개의 부모는 입에 거품을 물고 소리칠 것이다. “잔소리 말아, 일단 졸업하고 봐도 늦지 않아! 한 번만 더 그런 소릴 하면 다리를 분질러 놓겠어!”

그래서 오늘도 수많은 빌 게이츠가 태어나지만 대부분 바보로 자라고 있다. 임신 기간 중 내 아기의 재능을 똑바로 보고, 제대로 키워줄 수 있는 부모로 거듭나야 한다. 태교는 부모 모두가 세상에 대해 다양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열심히 신문이라도 읽자.

둘째, 건강한 면역을 물려줘야 한다. 병을 일으키는 병원(病源)의 숫자는 1030개라고 한다. 아무리 돈 많은 부모라고 해도 모든 면역을 길러주는 예방주사를 놔 줄 수는 없다. 그러므로 임신 중 건강관리를 잘해 강한 면역을 전해줘야 한다. 둘이 할 수 있는 적당한 운동과 체조를 반드시 해보자.

마지막. 아버지는 어머니가 최대한 사랑을 느끼고 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어머니를 속썩이면, 아이가 여기저기를 벅벅 긁는 태열(胎熱)에 걸리고, 정서적으로 불안해한다. 그렇다면 아내의 임신기간 중에 당신이 저지른 죄과를 반성해야 한다. 아무리 낯이 간지러워도 하루에 10번은 “사랑한다”고 해야 한다.

이렇게 대접받고 교육된 태아는 틀림없이 건강하고 총명하며 사랑이 충만한 아이다. 그 아이가 나와 당신, 우리의 노후를 책임질 것이고, 우리 후손에게 희망을 줄 바로 그 사람이다.

/김혁·제마한의원 원장 zema10@ hanmail. 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