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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조기교육 열풍이 불고있다. 머리도 못 가누는 아기에게 “애플(Apple), 애플”해가며 난리란다. 불안해서라고? 아기들은 모두 다 천재다. 학원에 보내지 않고 개인 교습을 시키지 않아도, 그 어려운 한국말을 기차게 배운다.

아기는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다. 뼈 개수도 적고 오장육부 모양도 다르며, 감각도 발달 중이다. ‘작은 어른’이 아니다. 그래서 아기가 눈을 맞추며 손가락을 빨고 소리에 반응하는 것이다. 생후 24개월까지는 감각과 장기가 충실하게 발달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것만 잘해도 아기는 천재가 된다.

첫째, 되도록 아기가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해야 한다. 사람의 뇌는 정보를 그림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디지털로 받아들인다. 엄마의 눈, 아빠의 눈, 엄마와도 아빠와도 다른 할머니의 눈…. 이런 식으로 뇌는 사람의 눈과 코, 입과 귀를 뇌의 다른 구역에서 분류해 보관하고, 사람을 인식할 때는 다시 꺼내어 조합한다. 그래서 착각이 일어나면 비슷한 사람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옛 소련 과학자들에 따르면 사람 하나를 완전히 인식하는 데 필요한 정보량이 책 3000권과 같다고 한다. 아무리 많은 돈을 쓰고 가르쳐도 책 3000권의 정보를 줄 수는 없다. 부모가 만날 사람이 몇 명 없는 것이 문제일 뿐, 헛된 조기교육 열풍에 돈질 못하는 건 걱정할 일이 아니다.

둘째, 잘 먹여라. 아기는 왕성하게 발달하고 분화한다. 할 수 있다면 좋은 음식과 약을 많이 먹여라. 성장하는 데도 많은 양분이 들어간다. 좋은 분유보다 엄마 젖을 먹이고, 광고해대는 이유식보다 좋은 재료와 사랑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여라. 당신의 아기를 어떻게 상업자본의 얄팍한 책임감에 맡길 수가 있는가.

셋째, 적극적인 무관심을 실천하라. 감각이 날로 발달하고, 두뇌가 발전하는 아기는 당연히 ‘호기심 천국’이다. 만져보고 빨아보며 뭐가 들었을까 궁금해하지 않는다면 비극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장난감을 뜯는 것이다. 분해 안되는 모든 장난감은 나쁜 장난감이다.

벽에 붙어있는 콘센트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신발 맛은 어떻지? 어머니의 잣대로 위험하거나 더럽다고 무조건 막는다면 이런 호기심은 거기에서 성장을 멈출 것이다. 걱정이 되더라도 위험하지만 않다면 ‘사랑의 무관심’으로 꾹 참아라! 모든 아기는 천재로 태어난다. 그러나 모든 아기를 바보로 만드는 것은 부모의 잘난 경험과 욕심이다. 부모가 조금만 무관심해지면 아기는 행복한 천재가 된다.

/김혁·제마한의원 원장 zema10@ 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