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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산에 들에 봄빛이 돌고, 세상에는 새내기의 초롱초롱함이 넘쳐날 것이다. 이때쯤이면 부모 손을 잡고 진료실로 들어오는 초등학생들이 많다. 들어오자마자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고 간호사들에게 이것 저것을 물어대고 만지고 떨어뜨리고 울고….

그러면 부모의 큰소리가 튀어나온다. “가만히 못 있어? 혼난다!” 그리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기를 살리고 머리 좋아지는 약을 지어달라”고 부탁한다.

소용없다. 생활은 계속되나 약은 순간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윽박지르고 눈을 부라리는 한 약은 효과가 없다. 한의학에서 두자제양지회(頭者諸陽之會)라 하여 머리는 모든 양기가 모이는 곳이고, 뇌자수지해(腦者髓之海)라 하여 뇌는 골수의 바다라고 했다. 아이들을 머리 좋고 원기 왕성하게 키우려면 기를 살려주고 뼛속을 채워 뇌의 발육을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다 왕성한 양기와 튼실한 뇌의 싹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어른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키우고 쉽게 통제하려고 윽박지른다.

넘치는 양기와 끊임없는 호기심을 어떻게 절제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하는 아이가 오히려 비정상이다.

당신은 노인처럼 힘없고 당신 말에 고분고분하며, 한마디하면 딱 알아듣는 그런 아이를 원하는가. 아이들은 희망이며 미래다. 그들에게 부모는 권력이다. 부도덕한 지도자처럼 원칙도 사랑도 없이 권력을 휘두르지 말자. 잘 살펴서 조정하고 이해하며 고무(鼓舞)해줘야 한다.

예절(禮節)을 가르치자! 예(禮)는 앞으로 나가고 물러남을 아는 것이고, 절(節)이란 이만하면 됐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한시도 엉덩이를 땅에 못 대고 있는 아이들은, 사실 매우 영리하며 호기심이 많고 기운이 있는 아이들이다.

당신의 윽박지름 한번이 아이들의 지능을 퇴화시키고 기운을 깎아 낸다. 뛸 때와 앉을 때를 가르치고 이만하면 됐다는 것을 익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리지르지 말자!

잘 먹이자. 아이들은 잘 먹여도 항상 부족하다. 맛이 이상하거나 모양이 익숙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 먹여서 부족한 것을 약으로 보충하는 것이다. 잘 먹여야 골수가 충만해져 머리가 좋아진다. 잘 발달된 뇌가 강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고무해 주자! 고(鼓)는 북을 치게 하는 것이고 무(舞)는 춤추게 하는 것이다. 스스로 장단을 만들게 하고 거기 맞춰 춤추게 하는 것이 고무다. 기계적으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따르는 것이 바로 고무다. 사랑으로 고무해 주자.

잘 발달된 뇌와 양기가 충만한 아이, 이것이 우리의 미래다. 확인 안된 교육과 성급한 부모의 욕심이 천재를 바보로 키운다. 교육에 대한 확고한 부모들의 가치가 확립될 때 사람밖에 없는 이 나라에도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 잘 키워보자!

/김혁·제마한의원 원장 zema1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