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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을 통해 영남권을 중심으로 대거 신인들이 충원됐다. 비례대표도 전원 신인으로 교체돼, 교수 출신을 비롯한 정책 세력들이 만만치 않은 세(勢)를 형성하게 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강남 벨트를 중심으로 공천한 ‘정책 전문가’ 이종구(강남갑), 공성진(강남을), 이혜훈(서초갑) 후보가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재정경제부와 금감원 등을 거친 관료 출신의 이종구 당선자와, 영국 레스터 대학 교수 출신의 이혜훈 당선자 역시 당내 경제통으로 활약할 전망이며, 경북 경산·청도의 최경환 당선자도 경제전문가다. 공성진 당선자는 ‘미래학자’로서, 당의 미래와 관련한 전략 입안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 전 총재의 특보를 지냈던 진영(용산) 당선자는 이미 당의 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등 초선답지 않은 중책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지역 신인들도 ‘서울세’에 만만치 않다. 30대 여성 김희정(연제) 당선자는 후보 공천 당시부터 당의 새로운 ‘이미지’ 역할을 맡고 있으며, 사이버 영역에서 중책을 맡아 왔다. 동아대 교수 출신의 박형준(수영) 당선자는 여론과 정책 수립에서 당무에 깊이 관여해 왔으며, 향후에도 한나라당의 새로운 기획·전략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출신의 김정훈(남갑), 일본통인 이성권(진을) 당선자도 이미 당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어 초선 때부터 주목받고 있다.

‘이부영’이라는 여당 거물을 쓰러뜨린 김충환(강동갑) 당선자를 중심으로 한, 심재엽(강릉)·유정복(김포) 당선자 등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신인들도 한나라당의 정책통·정치세력으로 일정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이 공들여 공천한 정해주 전 국무조정실장을 꺾은 김명주(경남 통영·고성) 당선자 등 변호사 그룹도 한나라당의 새로운 당선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의 주성영(동갑)·주호영(수성을) 변호사를 비롯, 12·12사건 수사 주임 부장검사였던 장윤석(경북 영주)·나경원(비례) 당선자 등은 한나라당의 새 율사 진용을 구축했다.

방송인 출신의 이계진(원주)·한선교(용인을)·박찬숙(비례)·전여옥(비례) 당선자는 당의 문화·홍보 분야 등에서 뉴한나라당의 얼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 출신의 최구식(진주갑) 당선자는, 이화여대 교수 출신인 대구 달서병의 김석준 당선자와 함께 한나라당의 ‘논객(論客)’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은 비례대표 전원을 신인으로 교체하면서 ‘정책세력’ ‘경제세력’ ‘교육세력’ 형성을 의도했다. 김애실 외대 경제학과 교수, 박세일 서울대 교수, 윤건영 연대 교수, 유승민 전 여의도 연구소장 등은 당을 정책정당으로 바꾸는 주역이 될 전망이다.

또 국방연구원 소장 출신의 송영선, 황진하 전 유엔평화유지사령관 등은 국방 분야에서 일하게 된다. 경실련 정책위원장 출신의 박재완, 초등학교교장협의회장 출신 김영숙, 교총회장 출신 이군현 당선자 등은 사회·교육 분야를 맡게 될 신인이다.

권대열기자 dykw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