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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 세우고 신뢰 회복… 公교육 리모델링 펼칠 것”

창립 60돌 맞은 교총 이원희 회장
    안석배

    발행일 : 2007.11.21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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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역사상 첫 평교사(잠실고 국어 교사) 출신인 이원희(55) 회장. 그는 학교현장 중심주의자다. 교육계가 이데올로기 갈등에 빠지거나 교육이 행정 관청 지시에 따라다녀서는 무너진 공(公)교육을 일으켜 세울 수 없다는 것이다. “교권(敎權)을 세우고 학교문화를 쇄신하는 학교 단위의 운동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EBS(한국교육방송) 언어·논술 강사를 16년간 역임하는 등 스타 교사로 이름을 날렸던 이 회장은 “지금 교단에 서는 교사들은 우리 사회의 엘리트 중의 엘리트인데도 공교육이 사교육에 끌려 다녀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1974년 서울대학 사범대 학생회장으로 유신 반대 데모에 나섰다가 구속돼 10개월간 감방 신세를 지기도 했다. 11월 23일 교총 창립 60주년을 맞아 이원희 교총 회장을 만났다.



    ―60년 동안 교총은 어떤 목표로 운영돼 왔나.

    “1947년 창립된 이후 시대에 맞는 소명을 다하는 것이 목표였다. 해방 직후에는 새로운 국가 건설이라는 사명에 따라 경제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했고,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향해 가는 지금은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평교사 출신으로는 첫 교총 회장인데.

    “지난 10년간 학교는 교육계의 권력 투쟁 장소였고, 이데올로기 싸움터였다. 교육 현장의 실상은 소외된 채 학교에는 세력 간 갈등이 표출됐던 것이다. 다시 학교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평교사 출신으로 절실히 느낀 일이다. 왜 교사와 학부모가 갈등을 겪는지, 왜 학교 권위가 무너졌는지, 어떻게 학교에 신뢰 분위기를 만들지 우리 모두 고민하고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다.”

    ―이를 위해 교총이 추진하는 사업은.

    “학교 현장을 변화시키기 위해 ‘학교 변화 프로젝트’를 실시하려고 한다. 현 정부 들어 오염된 ‘개혁, 혁신’이라는 단어 대신 ‘변화’라는 단어를 쓰기로 했다. 지난 넉 달간 전국의 학교를 돌아다니며 현장에서 본 문제점을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한 결과다.”

    ―학교 변화의 밑그림은 무엇인가.

    “우선은 교권의 회복이다. 교사가 학생에게 청소를 시킨다고 학부모가 와서 교사를 폭행한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와서 수업시간에 문자를 날린다. 학교의 룰은 사라진 지 오래다. 공교육이 다시 중심에 서도록 해야 한다. ‘공교육 리모델링’을 추진하려고 한다. 이는 학교 시설을 개선하는 것도 포함된다.”

    ―학교 시설 개선이 왜 중요한가.

    “학교 화장실 수준이 집보다 못해서는 안 된다. 1960년대의 학교 시설은 일반 가정집보다 좋았다. 학교는 학생이 찾아가고 싶은 곳, 그런 곳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학교 사정은 정반대다. 많은 학교 시설들이 방치되고 있다. 조선일보가 추진한 ‘스쿨 업그레이드’ 운동은 그래서 매우 의미가 깊다. 정부가 할 일을 조선일보가 한 것이다.”

    ―우리의 교육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사교육비와 입시제도가 가장 큰 문제다. 참여정부 들어서 더 가파르게 상승하는 사교육비, 평준화 체제를 그대로 둔 채 바꾼 대입제도, 거기에 기러기 아빠의 양산, 3만여 명의 조기 유학생까지…. 이 문제들을 풀려면 우선 공교육에서 글로벌 인재를 키우고 영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나머지 80~90%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공교육의 질적 향상이 뒤따라야 한다.”

    ―사교육이 번창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정부는 입만 열면 사교육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60만명이라는 사교육업자들을 키웠다. 현재 공교육 교사가 40만명인 점에 비추면 사교육이 너무 거대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려면 교사들도 노력해야겠지만 공교육에 대한 투자 그리고 학부모들이 사교육 맹신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지난 10여 년간 교총은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해 왔다.

    “김대중 정부 시절 정년 단축을 강행하면서 교사들을 모욕한 것에 대해 교총은 저항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사학법 개정처럼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한 것에 강하게 반대했다. 또 우리는 정부의 획일적 대학 입시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해 왔다. 이 모두가 교육에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기반을 둔 행동들이었다.”

    ―3불정책(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도 같은 맥락에서 보는가.

    “대입제도는 대학에 자율성을 최대한 많이 주어야 한다. 본고사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대학이 다양하게 학생을 뽑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과에는 대학별 고사에서 영어 구두시험을 볼 수 있고, 국문과에서는 작문을 쓰게 한 후 학생을 뽑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수능·논술·내신이 각각 몇 %씩 정해지는 입시로는 곤란하다. 정부가 대입 영역별 반영비율까지 정해주는 것도 난센스다. 다만 기여입학제는 국민 정서상 아직 시기상조라고 본다.”

    ―교원평가제에 대한 입장은.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교원 평가를 하는 이유가 교사들의 실력이 없어서 정확히 실력을 파악하려고 한다는 식이면 안 된다. 지금 교사가 되는 사람들은 수능 상위 0.5% 안에 드는 인재들이다. 그런 인재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

    ―1999년 전국교직원노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자신들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단 학생들에게 극우든 극좌든 이념교육을 주입하는 것에 반대한다. 이념문제를 떠나서라면 교육문제에 대해 전교조와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다.”

    ―교육개혁이 전 세계적 흐름인데.

    “우리도 그 흐름에 따라가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더 많은 학교선택권을 주어야 하고, 학교도 그에 맞춰 변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로 가는 전환점에서 학교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개혁은 교육부나 교육청 등 교육당국이 주체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철저하게 개별 학교 중심이어야 한다.”

    (안석배 기자 sbahn@chosun.com)

    기고자 : 안석배
    장르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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