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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 말이 되면 적게는 6매에서 15매까지 각 반에 크리스마스실이 배당된다. 결핵협회가 아이들에게 팔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쓸모가 없다며 사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담임들은 학급 임원들이나 지각생들에게 강매하거나 2매당 1500원에 할인해 판다. 부족분은 학급비로 충당하거나 자신의 지갑을 털어 값을 지불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편지나 카드를 쓸 일이 많아 우표와 함께 크리스마스실을 붙여 보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문자나 메일로 편지를 대신 하기 때문에 실을 사용할 일이 없다. 이처럼 시대가 변했는데도 크리스마스실은 과거 모습 그대로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종이 한 장 달랑 인쇄하여 3000원을 받으려는 결핵협회의 편의주의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사들은 연말마다 장사꾼처럼 실을 팔아야 한다.

그렇다고 의미 있는 실을 없앨 순 없다. 방법은 요즘 아이들 취향에 맞게 실을 만드는 것이다. 디자인을 인기 있는 연예인 사진으로 바꾸어보자. 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감사패를 주면 연예인들도 협회의 뜻에 동참할 것이고,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구입할 것이다. 지우개나 샤프 등의 학용품으로 모양을 대체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결핵협회 저금통을 예쁘게 만들어 1년 동안 동전을 모아 내도록 하면 어떨까?

결핵협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민 3명당 1명이 결핵 보균자이고, 매년 3000명이 결핵으로 죽어간다고 한다. 결핵 환자를 돕고 결핵 퇴치를 위한 이 좋은 뜻에 더 이상 강매하는 방법은 쓰지 말아야 한다.

 

신호현·교사·서울 종로구 기고자 : 신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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