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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전도사에서 환경 전도사로 변신한 토머스 프리드먼(Friedman)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가 지난 21일 조선일보와 이상네트웍스가 공동주최한 '그린포럼 2009' 행사에서 '녹색 혁명(green revolution)'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위클리비즈는 조선닷컴 모닝플러스(독자우대 서비스) 회원 중 이메일 수신 동의자 약 20만명등 독자들을 대상으로 이 강연 무료 초청 이벤트를 지난 9~11일 이메일을 통해 실시했다. 총 1475명의 독자가 응모했고, 추첨을 통해 100명을 강연회에 무료 초대했다. 이와 별도로 이벤트 참가자 중 1400여명이 프리드먼에게 하고 싶은 질문을 보내왔다. 주요 질문을 프리드먼에게 전달해 그의 답을 받았다.

―개발도상국들은 녹색 혁명을 할 만큼 경제적·기술적 여유가 없다. 이 때문에 또다시 세계가 양극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에 대한 생각은? (박송훈·최준호·임정론씨 등)

"중국에서 열린 어떤 포럼에서 한 토론자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미국이 지난 수십 년간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더러운 성장'을 한 것처럼 지금은 중국 등 저개발국가들이 '더러운 성장'을 할 때라는 것이다. 그러니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후진국들이 계속 더러운 성장을 한다면, 결국 미국에 청정에너지 기술의 주도권을 넘겨주는 것밖에 안 된다. 미국은 5년 정도만 더 지나면,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에 성공할 것이다. 이 기술을 들고 개발도상국들에 와서 비싸게 팔 것이다. 중국은 유선전화 시대를 거치지 않고 무선전화 시대로 갔다. 노력한다면 더러운 에너지를 쓰는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청정에너지 시대로 갈 수 있다. 모두가 청정에너지 시대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꼭 더러운 에너지 단계를 거치겠다고 하면 좋을 대로 하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지금 주장하고 있는 녹색 혁명은 기존의 환경 보호 활동과 어떻게 다른가?(안영준·안혜련·신기현씨 등)

"전통적인 환경주의자들은 무조건적인 '보호'만을 주장한다. 이런 전통적 방식의 환경 보호를 요구한다면 나는 '노(No)'라고 말할 것이다. 보호만을 강조하게 되면, 한국이나 중국 같은 나라는 경제성장을 할 수가 없다. 나무나 끌어안고 살라고 할 순 없지 않은가? 대신 청정에너지 기술 혁신은 환경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경제성장도 이룰 수 있다. 자동차를 타면서 맑은 공기도 마시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환경주의자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녹색 성장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공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미국이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하는 등 국제 공조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양승현·노성철·이세진씨 등)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만들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국가마다 발전단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은 지금까지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개발도상국들에게 환경 보호를 강요하는 것은 어쩌면 먼저 식사를 끝내고 커피까지 마신 후 경비를 나누자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누가 동의하겠는가? 그래서 타협이 쉽지 않다. 교토의정서에 대해 190여개 국가 모두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분명 신의 축복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일이 실현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교토의정서처럼 불확실한 것에 걸고 싶지 않다. 환경은 규제 이상으로 혁신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청정에너지는 정부나 국제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녹색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소득세를 감소시키는 대신 탄소세를 높이는 쪽으로 세금 체계를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다. 연비 높은 자동차를 만들라고 하면서 유류세는 올리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다. 하지만 당근만 있고 채찍이 없으면 한계가 있다."

―최근 경제위기 상황에서 미국 의회가 이른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조항을 통과시키는 등 선진국들의 보호주의가 심화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최명진·박용수·백보흠씨 등)

"미국이 어떻게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되었는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보호무역으로 부유한 국가가 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정보기술시대는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인재를 더 많이 보유할수록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대다. 한국·인도·중국 등 세계 곳곳에 있는 두뇌를 미국시장으로 끌어들여 이들이 더 많은 아이디어와 비즈니스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환경전도사로서 개인적으로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실생활에서 어떤 실천을 하고 있는가?(노순연·김은주·신해영씨 등)

"나는 성인(聖人)이 아니다. 솔직히 탄소를 많이 발생시키는 편이다. 집도 크다. 하지만 나는 하이브리드카를 타고, 우리 집에는 태양열 집열판이 설치되어 있다. 나는 뷔페식당에 가면 절대 접시를 하나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대단한 노력을 하지는 않지만 작은 생활 하나하나에서 열심히 하려 한다." 기고자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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