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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숨은 측근'으로 통했던 재미교포 사업가 조풍언(74)씨가 지난 14일 미 로스앤젤레스 인근 팔로스버디스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조씨는 전남 목포 출신으로 경기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1973년 무역회사인 기흥물산을 설립해 미국 군수업체인 ITT사에 무기를 납품하면서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0년대 중반 기흥물산을 매각한 후 미국으로 이민 가 LA 일대에서 '벤덤'이란 주류 도소매업체를 운영했다. 1990년대 초 경영난을 겪던 LA 한인타운의 가든스위트호텔을 인수하며 한인사회에 이름이 알려졌다.

1990년대 말엔 '라베스 인베스트먼트사' 대표를 지내는 등 여러 투자회사의 대주주와 임원으로 활동했다. 가든스위트호텔을 매각한 후에는 캘리포니아 컨트리클럽(CCC) 등 LA 지역의 유명 골프장 세 곳을 사들이기도 했다.

조풍언씨는 1999년 7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산 자택을 매입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주목받았다. 한때 김 전 대통령의 세 아들에 대한 후견인으로 알려졌고, DJ 정부 때 각종 비자금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그의 이름이 단골로 오르기도 했다.

그는 2008년 대우그룹 구명 로비사건에 연루돼 한국에서 재판을 받고 6개월 실형을 살았으나, 2010년 12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 이듬해엔 LG그룹 방계 3세인 구본호씨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1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건강이 좋지 않아 계속 투병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은 1970년대 한국의 첫 프로테니스 선수로 유명했던 이덕희(61) 여사다. 장례식은 17일(현지 시각) 팔로스버디스 프레스트론에서 열린다. 기고자 : 나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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