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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원 개발 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아온 성완종(64·사진) 전 경남기업 회장이 9일 북한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5시 11분쯤 서울 청담동 자택을 나서 오후 3시 32분쯤 북한산 형제봉 근처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오전 8시 6분쯤 성 전 회장이 집에 유서를 남기고 사라졌다는 운전기사의 신고를 받고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성 전 회장이 자필로 쓴 유서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함께 '어머니 묘소 옆에 묻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성 전 회장 잠적 신고를 접수한 직후 자택·북한산 주변 CCTV를 조사하고 그가 사용한 휴대전화 2대에 대한 위치 추적을 통해 오전 5시 33분 북한산 북악 매표소에서, 오전 9시 33분쯤 북한산 형제봉 일대에서 그의 휴대전화 신호를 확인했다. 경찰은 이 일대에 경찰 15개 중대 1400여명 등 1800여명과 헬기 3대, 수색 탐지견 9마리를 투입해 집중 수색을 벌였다. 수색 7시간여 만인 오후 3시 32분 경찰 탐지견이 형제봉 매표소에서 300m 떨어진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져 있는 성 전 회장을 발견했다.

성 전 회장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800억원대의 사기 대출과 250억원대의 회사 돈 횡령, 9500억원대의 분식 회계 혐의를 적용해 지난 6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음에 따라 그에 대한 수사는 법률적으로 '공소권 없음'으로 끝낼 수밖에 없게 됐다.

대통령과 총리가 직접 나서 독려한 해외 자원 개발 비리 수사의 '첫 단추'였던 경남기업 수사가 좌초 위기를 맞으면서 확대 양상을 보였던 자원 외교 비리 수사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성 전 회장의 사망 소식을 접한 검찰은 "검찰 수사를 받던 중에 불행한 일이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기사 A2·3·10면 기고자 : 석남준 이송원 이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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