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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갑(甲)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이 내년 20대 총선을 6개월 앞둔 13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에선 김 의원을 포함해 모두 5명의 현역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물갈이' 분위기 조성에 나섰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조용하다. 여야(與野)의 불출마 성적표가 '5:0'이 되면서, 야당에서는 "정작 불출마가 필요한 곳은 우리인데…"라는 탄식이 나왔다.

초선인 김 의원은 자신의 불출마 이유에 대해 "열정과 능력이 뛰어난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다른 애국의 방법이라고 믿는다"며 "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넘치고 이를 위해 진충갈력(盡忠竭力·충성을 다하고 힘을 다함)하겠다는 훌륭한 인물들이 줄을 서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놓고 "'친박발(發) 현역 의원 물갈이'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미 새누리당에선 지난 2월 이한구(4선·대구 수성갑) 의원, 4월 강창희(6선·대전 중구) 의원, 5월 손인춘(비례대표) 의원, 8월 김태호(재선·경남 김해을) 의원 등이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다. 공교롭게도 김 의원을 포함해 강창희·이한구·김태호 의원 등 대부분이 친박계 내지 최근 들어 '신(新)친박'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다. 여당 관계자는 "이 때문에 친박계가 자진 불출마 선언으로 당내 '현역 물갈이' 바람을 일으키려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도 "친박 중진 의원들 가운데 불출마 선언을 준비 중인 이들이 더 있고, 이를 통해 비박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를 압박하려 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의 현역 의원 5번째 불출마 선언의 불똥은 옆집인 새정치연합으로 튀었다. 정당 지지율에서 새누리당(41.7%·리얼미터 10월 8일)은 새정치연합(25.7%)에 16%포인트 앞선 상황에서도 불출마 선언으로 기선을 제압하고 있지만 야당은 단 한 명도 나서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표가 올해 초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결단'이라기보다는 "전국 선거를 이끌겠다"는 게 이유였다. 이마저도 최근 혁신위가 문 대표에게 부산 출마를 요구하면서 번복될 가능성이 커졌다. 수도권의 최재성 의원도 2012년 대선 직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현재는 출마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에서는 '물갈이'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꾸준히 호남·다선(多選)·중진, 그리고 실적이 없거나 '막말' 등 물의를 빚은 486 의원들에 대한 불출마 요구가 제기됐다. 그동안 야당에서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기득권을 놓아야 새로운 인재를 영입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작 불출마 대상으로 지목된 당사자들은 "그런 결정은 전체 당의 선거 전략 차원에서 총선 직전에 이뤄지는 것이며, 더구나 불출마 결정은 누구에게 등 떠밀려 할 성격도 아니다"며 반발했다. 혁신위가 전직 당대표들에게 '열세(劣勢)지역' 출마를 요구했지만 이 또한 반응이 없는 실정이다. 한 중진 의원은 "우리가 장기판의 졸(卒)이냐"고 했고, 야당 강세 지역인 수도권의 한 의원은 "나 아니면 여당이 당선될 지역이다. 불출마는 곧 야당의 낙선"이라고 했다. 야당 당직자들은 "불출마 결단을 통한 혁신 분위기 조성은 여당보다 우리가 먼저 해야 하는데 너무 조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고자 : 정우상 이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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