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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무엇부터 해야하나

유재호(나의 의견)
나-우리 표현력 길러 세계를 친구로
    유재호

    발행일 : 1995.03.10 / 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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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사모아 인상적 내가 방문한 25개국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나는 거침없이 서사모아(western samoa)라고 답할 것이다. 그 나라 수도 아피아에 있는 애기그레이스호텔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적인 체험을 하였기 때문이다. 호텔에 들면 아침, 저녁식사, 그리고 오후 4시의 티 까지 포함되어 있다. 아침에 식당에 가면 세계 각처에서 모여든 생면부지의 사람과 한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해야 한다.

    오후 4시의 티 타임 , 저녁식사 역시 세계인과 자리를 함께 해야 되고, 대화와 교환의 시간으로 이어지게 강요(?)된다. 애기그레이스 지붕 아래서는 모두가 한 가족이다. 우리는 지금 세계화를 이야기한다. 천하 일가 (one family under heaven)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지금 세계속에서 숨쉬며 한배를 탄 공동운명을 나누고 있다. 우리는 모두가 가족이어야 하고 다 함께 친구 로 지내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겠는가 이다. 지금부터 내 나름대로 세계의 친구를 만드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Ⅰ, 우선 자기 presentation(표현)을 잘 할줄 알아야 한다. 미국 사람이 당신 이름은? 하고 물었다. 오(오 씨니까)입니다 이렇게 대답했다. 이 미국사람은 깜짝 놀란듯 혹시 자신이 잘못한 게 있느냐고 물었다. 이 분은 오! 하느님! 하는 감탄사로 들은 것이다.

    우리의 삶이 만남과 인사로 시작하듯 세계인과의 교류도 만남, 그리고 자기를 소개하는 일로 시발한다. 자기의 소개는 때와 장소에 따라 조정이 되어야 한다. 적절한 유머감각이 곁들면 금상첨화. 자기 내부의 모습을 잘 드러내주어야 상대방도 알맞게 대응하고 상호 교류가 이때부터 시작된다. 세계화는 교류부터 시작한다.

    Ⅱ, 자기나라를 잘 presentation(소개)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다른 나라에 관해 궁금한게 많듯이 다른 나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물어보면 소상히 재미있게 알려주어야 하겠다. 예를 들어 김치 에 호기심이 있다면, 김치 담그는 요리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매년 놀라는 일이 하나 있다. 우리 연구원 봄-가을학기 아시아 강좌 그리고 언어문화 세미나에 하와이 거주 미국인이 강의실을 메운다. 아시아에 굶주린 미국인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로 우리것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세계에는 너무 많다.

    Ⅲ, 자기 전문지식을 잘 presentation(보여줄)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속에서 함께 살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적인 협동, 때로는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협동하려면 적어도 남만큼 전문지식이 있거나 더 많이 알아야 한다. 잘 presentation하려면 자기의 전문직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과, 끊임없는 연구에 연구가 있지 않고서는 어렵다. 우리 연구원의 미국학 국제포럼에 지난 15년간 8번을 참석한 일본학자가 있다. 이 분은 강사의 한마디라도 놓칠까 봐 긴장을 하고 1분을 다투는 모습이 역력하다. 자기전문 presentation을 못하면 협동은 물론이고, 존중을 받을 수 없다. 상호 존중없이 세계속에서 원활한 교류가 촉진되지 못한다.

    Ⅳ, 물론 영어로 충분히 presentation(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경찰관이 와서 면허증을 보자고 하니까 "no speak english"라고 응답을 하니 경찰관이 물러갔다고 한다. 다음에 그 경찰관을 만나니까, 한국말로 "면허증 내놔" 하더라는 농담도 있다.

    어릴때부터 교육을

    한국어가 세계통용어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영어를 배워야 한다. 언젠가 한국어가 그런 위상에 오르도록 하기 위해서도. 세계속의 한국인의 위상정립은 바로 한국인 자신이 해야 된다. 그것은 한국인이 어디에 나가서도 자기 생각을 족히 영어로 presentation할 수 있을 때에 가능하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모두가 영어를 잘 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느냐는 것이다. 우리 연구원, the center for asia-pacific exchange(cape 아시아-태평양 교류연구원)에서는 지난 14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영어교사 연수훈련을 시행하였다. 우리가 내세운 영어교사상은 간단하다. 영어를 재미있게 가르쳐서 학생들이 영어시간을 기다리게 만들어라! 그러면 영어는 저절로 늘게 되어 있다.

    영어선생은 스스로 영어로 영어를 가르칠 수 있도록 노력하라! 그러면 영어선생의 자질은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말은 쉽다. 우리는 영어를 배우는데 많은 고생을 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잘 못하니 후세-후배들이 잘 배우는 길이 없겠는가고 말해왔다. 그래서 조기 영어교육 국민학교때부터 가르치자! 에 희망을 걸고 있다.

    cape에서는 14년간의 중-고등학교 영어교사 훈련에 이어서 금년에 처음 국민학교 영어교사 단기훈련을 시행하였다. 첫째로 국민학교 영어교사의 자질향상, 둘째로 비영어교사의 영어훈련, 비영어교사들도 영어학습을 위한 분위기조성의 큰 몫을 해야 한다. 영어를 배우려는 좋은 분위기가 학교 전체에 감돌 때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 셋째로 집안에서도 영어를 배우는 자극을 주어야 하고 높은 관심도를 보여야 한다. 학부모도 세계대열에서 아이들과 함께 영어를 배우거나 가르칠 수 있다. 넷째는 학교 교실에가면 언제나 만화책이 있고, 단추만 누르면 영어만화영화를 볼 수있고,생활영어의 대화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외국 전문지식 필요

    cape훈련과정에서는 학과시간에 영어공부를 하는 것보다 학과시간에서 배운 것을 실제 생활현장에서 활용연습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또 그 방법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마찬가지로 국민학교에서도 영어시간 이상으로 개인적으로 자유시간에 흥미있는 책을 읽고 시청각기구를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영어를 즐기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동시에 권장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시설을 하려면 자금은 어디서?" 라는 질문이 나올 것이다. 부모들이 과외에 지출하는 돈 이용 방법, 자체 모금운동, 세계도처에 있는 기관과의 자매결연 .

    cape에서는 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 일본, 대만에 각각 하나씩의 국민학교를 실험 model로 선정할 예정이다. model학교를 성공시키면, 다른 학교는 그대로 model을 따르면 된다. 다섯째, cape 영어 훈련과정에 오는 영어교사는 세가지에 굶주려 있다. 하나는 미국인과 많은 시간을 갖길 원하는 것, 또 하나는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제의 방법을 터득하는 것. 그리고 현실적으로 알맞는 교육자료를 찾으려는 것. 이 세가지 욕구의 충족에는 부단한 본인의 노력과 교사의 좋은 훈련과정이 필요하다.

    Ⅴ, 하나의 나라를 알고 아마추어적인 presentation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이 제일 걱정하는 것은 학생들이 외국어를 배우려고 하지 않는데 있다고 한다.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였을 때 미국의 딜레마는 아프가니스탄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었다. 세계는 넓고 많은 나라가 있다. 세계속의 가족으로서 적어도 다른 한 나라를 더 많이 안다는 것은 중요하다. 어느 누구나 세계 국가중에서 적어도 하나의 나라에 대해 취미로서의 일반-전문지식을 길러야 한다. 동시에 어느 한나라의 언어를 아마추어적으로 구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 나라를 알고 그 말을 알면 친구가 되는 길이 자연스럽게 열린다. 이 일은 중-고등학교에서부터 시작하자. <하와이 아-태교류연구원장><6면에 계속>

    * 나의 의견 5면서 계속/마음나눌때 장벽헐고 세계화 길로

    a학교에 a나라-a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a국을 정해 취미활동의 일부로 배우는 일이다. a학교에서는 a나라에 관한 토론회, 전시회, 작품발표회, 음식전시, 음악회,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b나라에 관해 알고 싶으면 b학교 페스티벌에 가서 즐길 수 있다. 제2외국어 역시 이런방식으로 택할 수 있다. 그래서 a학교 출신은 a나라를 어느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a나라 말도 하고, a나라를 가게 되고, 친구를 만든다. 그나라 친구가 한국에 온다. 그 친구는 한국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어할 지 모른다. 그 우정은 하나씩 퍼져가게 된다. 이것이 세계화다

    . Ⅵ. 대학교에서 한 강좌는 영어로 presentation(강의)하자. 세계 속에는 많은 대학이 있다. 진정 교수간에, 학생간에 교류가 있는가? 너무 미미하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많은 대학은 그 대학의 특색을 지니고 있다. 하와이대학교는 말하자면 아시아연구, 영어교수법, 해양연구 등에 수위를 달리고 있다. 우리도 학교마다 특색을 부여하자. a대학교는 식물학. 이 학교에서는 식물학 강좌만은 영어로 시행한다. 이럴 때 문이 열린다. a대학교는 세계도처의 많은 교수를 초빙해 강좌를 맡길 수 있다. 그리고 a 대학교 식물학 교수는 한국밖의 많은 나라에 교환교수로 가서 강의를 한다. 그뿐 아니다. 미국의 학생이 a대학교 식물학과에 와서 한학기동안 공부하고 갈 수 있다. a대학교 식물학과 학생도 호주대학에 가서 한학기 수학할 수 있다. 대학마다 특정학과에 이와 같은 특색을 갖게 하면, 결국 모든 과목에 걸쳐 교수든 학생이든 교류가 가능해진다. 이 교류는 대단히 중요하다.

    Ⅶ. 친절을 present(선물)로 줄 수 있어야 한다. 밑천 안들이고 돈버는 방법이 있다면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세계속의 모두를 친구로 만들 때 세계화는 완성된다. 하나는 나라밖에 나가서 친구를 만드는 일, 또 하나는 나라안으로 들어온 세계인을 친구로 만드는 일. 해외에 나가는 일은 밑천이 든다. 하지만 나라안으로 굴러들어온 세계인을 친구로 만드는 일은 누워서 떡 먹는 일만큼 쉽다. 우선 쉬운 일부터 하자! 길을 묻는 세계인에게 친절히 길을 가르쳐주면 된다. 상점에 찾아온 손님에게, 화장실을 물어보는 세계인에게 철저히 친절을 베풀 수 있다. 친절을 받은 사람이 고마워 어쩔 줄 모를 정도로 친절해야 한다. 여기서 우정이 싹튼다. 만일 4천만 동포가 한사람씩의 친구를 만든다면 4천만의 세계인 친구를 만든 셈이다. 김포공항을 떠나는 세계인 모두가 이별의 눈물을 흘리게 만들자!

    Ⅷ. 마지막으로, 내 마음을 present하자. 말은 못해도 웃음 하나면 세계일주를 거뜬히 할 수 있다. 웃음은 얼음장도 녹이는 힘이 있다. 우리 cape 프로그램 종료시에는 반드시 나의 졸서 마음의 대화 (heart to heart communication)를 선물로 나누어 준다. 마음을 열고 있는 연인 사이에는 마음의 대화가 가능한 것처럼, 이런 마음을 소유한 사람은 모든 문화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고, 친구가 될 수 있다. 19세기 미국의 작가 에머슨은 자연 이라는 글에서 마음을 열고 있는 이에게는 아무리 별이 멀리 있어도 친근하게 느껴지고, 경치좋은 땅을 자기가 소유하고 있지 않아도 그 경치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면 땅의 소유자 보다도 더 부유하며,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이 마음을 가지면 빛나는 태양의 아름다운 광채를 보며 매일 감동하는 생활을 한다 고 했다. 이 어린이 마음-마음을 활짝 연 어린이 마음이 세계인을 가로막는 모든 장벽을 한숨에 헐 수 있는 위력이다. 세계화의 시발점은 바로 여기다!

    기고자 : 유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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