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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원들의 김일성 장례식에 대한 조문사절론 이 파문을 일으키자, 민주당은 12일 세차례에 걸쳐 긴급 해명에 나섰다. 요지는 조의 표시나 조문사절 파견은 당론이 아니며 일부 상위에서 일부 의원들이 그런 질문을 한 것은 정부의 태도가 어떤 것인가에 역점을 둔 의원 개개인의 의사 (박지원대변인)라는 내용이었다. 민주당은 또 이와 관련한 민자당의 비난에 대해 "본말을 구분하지 못하는 트집이며 남북화해의 기로에서 마치 이념논쟁을 하자는듯한 처사"라고 반격했다. 민주당이 조문사절을 당론으로 발표한 적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1일 최소한 국회의 3개상임위에서 6명이상의 의원이 이를 거론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비슷한 시각에 여러명이 서로 다른 상위에서 맥이 통하는 얘기를 쏟아낸 것이다. 이는 민주당내를 흐르는 한 흐름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또 이들이 질문한 취지와 그 내용은 당의 해명대로 정부의 태도가 어떤 것인가에 역점을 둔 것이었을까. 전날 이 문제를 거론했던 이부영의원은 매우 당혹스러워하며 "조문 문제를 꺼낸 것은 화해와 신뢰구축의 한 방편으로서 정부에 질의한 것인데 마치 김일성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으로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주변 4강이 서둘러 김정일체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들기 위해 부산히 움직이고 있는데, 정작 우리만 뒤처져 있으면 안되기 때문이란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동기의 순수성 을 강조하고 있지만, 적어도 문제제기의 차원이었음은 인정하고 있다. 다른 의원들의 반응은 한층 신랄했다. 어떤 의원은 "적국에도 조문사절을 보내는데 왜 난리냐"고 반문했다. "우리를 36년이나 지배했던 일왕이 죽었을 때에도 정부가 조문단을 보내지 않았느냐"고도 했고 "다른 사람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말도 못하게 해서야 되느냐"고 불쾌해하는 의원도 있었다. 민주당과 의원들이 보인 반응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조문단 파견 발언이 뭐 그리 큰 문제냐 는 식이고, 바로 이 연장선상에서 트집 이란 반격이 나온 것이다.

그러면 김일성조문론 은 한낱 트집거리 에 불과하단 말인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것이기에 오히려 동시다발적인 질문이 쏟아져나왔다는 것이 국민들의 시각일 것이다. 민주당이나 의원들은 공당이고 책임있는 정치인들이다. 더욱이 조문론을 거론한 인사들은 지난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서 집권의 기회를 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했던 언필칭 집권대체세력의 주력들이다. 그들이 주체사상을 콧잔등에 바르고 다니면서 어른들의 속을 썩히는 일부 철없는 풋나기 학생들과 동렬에 설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정치인에겐 책임이 따른다. 긴말 할것 없이 다음 국회의원선거에서 나는 김일성이 죽었을때 조문사절을 보내자고 주장했다. 우리가 집권하면 그런 식으로 할것이다 면서 당당하게 표 를 달라고 할 것인지 묻고싶을 뿐이다. <김랑기 정치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