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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학가 운동권 동향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운동권의 주도권은 nl(민족해방)계가 쥐고 있고, nl의 주도권은 주사파가 잡고있다. 그리고 주사파는 범청학련 및 범민련등 남-북 주사파 통합조직을 매개로 해서 조선노동당 대남담당자들의 직접적인 관장하에 들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점은 박홍 서강대 총장의 증거가 있다 는 주장으로도 뒷받침 된다.

순수 혁명적 마르크스-레닌주의 계열과 이른바 pd(민중민주주의)계열 및 이도 저도 벗어버린 계열은 소수파이며, 60~70년대 당시의 주력이었던 비볼셰비키적 민주화운동 그룹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이미 실세가 아니다. 그들은 뿔뿔이 흩어져, 이미 자기들 영향권 밖으로 굴러간 현재의 학생 운동권에 대해 제각기의 엇갈린 평가와 거리를 재조절하고 있다.

이래서 작금의 한총련, 서총련, 남총련, 기타 유사 nl단체들은 평양주도의 남한 변혁구도의 하위 전술단위로 내려가 있고, 그들의 남적 인 자생성과 전략적 독자성, 철학적 고유성은 급속히 감퇴되어 있다. 일부는 주체 운운의 북에 대한 사모에서, 또 일부는 남에 대한 적개심에서, 그리고 또 일부는 남에 대한 대항력으로서의 북의 존재가치를 계산하고서 끈질기게 활동하고 있다.

문화적으로는 대한민국 건국사와 정통성에 대한 전면 부정, 반독재 민주화 운동사의 극좌적 재해석 작업, 대북 비판론자에 대한 냉전 수구 낙인작업등을 그들은 벌인다.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통일전선적 연결망 확대, 정치권 교두보 추구, 사회적으로는 노동운동 침투 같은 대중운동에도 끼어든다.

사회운동권 전체를 주사파 내지 그 동조자라고 볼 필요는 물론 없다. 어느 대학 총장 말처럼 재야에도 여러 종류 가 있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서총련 남총련의 폭력난동과 김일성애도에 분명한 어조로 비난한 그룹이나 인사들도 있다. 따라서 이 사회가 할 일은 진정한 대한민국적 민주주의적 진보-개혁노선과, 분명한 혁명론적 nl 및 주사파의 접속이 끊어지도록 창조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명백한 친북 주사파와 폭력세력은 학생 아닌 인공 전투원 으로 규정해서 분쇄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젊은이들의 사상적 방황과 혼미는 기성사회가 창의적인 지적, 도덕적 영향력을 발휘해야만 정리해 줄 수 있다. 그럴 수 있으려면 우리는 우리사회의 자정으로 과감히 나가면서, 또 한편으로는 용기있는 발언과 논리개발에 의해 진보는 결코 친북과 등식화될 수 없음 을 설파하고, 참다운 진보는 자유 민주 의 전면적 심화에 있지 북한식 전체주의에 있지 않음을 당당히 가르쳐주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