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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내 주체사상파(주사파)의 존재와 암약상을 폭로, 관심의 초점이 돼온 박홍서강대 총장은 25일 오후 여의도 63빌딩 3층 코스모스홀에서 중견 방송인들의 친목 모임인 여의도 클럽 (회장 장한성)의 초청토론회에 참석, 주사파의 문제점과 치유책 이라는 기조발언을 한 뒤 4명의 토론자와 문답을 가졌다. 약2시간 30분간 진행된 이날 토론에는 류자효sbs해설위원 이영일kbs보도주간 추성춘mbc해설위원 한용상cbs보도국장등이 나섰다. 다음은 박총장의 기조발언 요지. <편집자주>

동료죽음도 정치 이용

대학총장으로서 저는 매년 제자들이 수감된 교도소를 찾아가 그들을 만납니다. 그러나 매년 만나야 하는 제자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음을 알았을 때부터 저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것은 뭔가가 잘못된 것입니다.

왜 우리의 젊은이들이 특히 대학가의 학생회장단들이 거의 예외없이 모두가 체포-구금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공안당국이 무지해서 일까요? 현 정부가 독재정권이어서 그럴까요? 아닐 겁니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계속되는 이러한 현상뒤에는 틀림없이 다른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교육자로서의 우선 그 원인을 뿌리차원에서 찾고, 여기서 교육적인 치유책과 대응책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마음속 깊이 품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이 줄지어 교도소로 들어가는 이 어둠의 행렬 을 막아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원인을 찾아 보았습니다. 저는 직접 그 뿌리차원의 원인을 규명하고 교육적인 답을 찾기위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않고 학생들을 직접만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60,70,80년대 초반까지의 학생운동은 반독재-반부정부패와 같은 자유민주화의 운동이 주된 이슈였으나, 80년대 후반에 들어 학생운동은 그것과는 다른 이데올로기의 운동이었음을 나는 알게되었습니다.

그것은 프롤레타리아 폭력혁명을 바탕으로 하는 김일성주의(주체사상)였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단지 선하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상을 깊이 심취하고 심지어 자기의 인생관으로, 세계관으로 수용하고 실천하는데 까지 이르렀음을 알게되었습니다. 한국의 학생운동이 이처럼 하나의 사상에 사로잡혀 인간을 도구화시킨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습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혈서를 쓰고 손가락을 잘라 군입대를 기피하며, 동료가 분신을 하더라도 말리지 않고, 동료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문화가 진리의 산실이라는 대학가를 검은 구름으로 뒤덮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유도 빵도 해결못해

그 속에서 진리에 목말라 하며 몸부림치는 젊은이들이 극단으로 치달아 가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관념의 극단으로 달려간 운동권과, 관능의 극단으로 달려간 오렌지족은 바로 이 시대의 불행한 청년들의 초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폭력을 폭력으로, 악을 악으로, 미움을 미움으로, 불신을 불신으로 대항하며 폭력을 정당화시키는 어떠한 이론과 유혹에도 빠지지 말기"를 간절히 설득하고 이야기하고 하소연해 왔습니다.

특히 주체사상은 인간의 자유문제와 빵문제도 해결못한 퇴물이요, 선을 가장한 악의 대표적인 사상으로 결코 인간과 사회의 구원이 될 수 없습니다. 인간을 하향평준화시키고, 인간의 창의성과 자유를 억압하는 거짓약속들이며, 프롤레타리아 폭력혁명을 정당화시키는 사상으로 인간생명의 존엄성과, 인간본성을 거스르는 사상이요 행동양식입니다. 그것은 이 시대의 인간문제와 사회문제를 푸는 답이 될 수 없음을 강의실에서나 교도소의 면회실에서나 시위현장에서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들에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합니까? 특히 김일성 사망 이후 주사파 인 젊은이들의 행동은 어떠하였습니까? 인간을 하향평준화시켜 퇴물이 된 그 사상의 주인이 사망하고 난 후 그 사상까지 땅에 묻어야 할 이때에도, 그 사상을 추종하는 일부 젊은이들은 분향을 하고, 애도를 하며 주체사상을 구원의 사상이라도 된 듯이 광분하고 있었습니다. 한총련 제2기 출범식 선언문에서 표현하였듯이 한총련 백만학도들이여, 생활도, 학문도, 투쟁도, 주체의 요구대로 밝혀나가자 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 주사파 젊은이들은 남한정부의 민족정통성을 부인하며 현 정권을 두고는 통일이 불가능하기에 김영삼정권을 몰아내고 반미, 반정부, 친북 투쟁을 통하여 역사를 창조하자고 외치며 실천하고 있습니다.

적화전략 그대로 동참

물론 주사파 학생들은 전체학생들에 비해 적은 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적은 수가 전체 학생운동을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 좌경학생들의 운동은 지난 49년 동안 조금도 변함없이 실천되어 온 북한의 대남적화 통일전략에 그대로 동참하고 있음을 나는 똑똑히 보았습니다. 동시에 이 좌경화된 학생들을 향해 잘못을 지적하고 꾸짖고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너무나 드물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젊은이들에게 고합니다. 결코 주체사상은 대안이 될 수 없음을 하루속히 자각하기 바랍니다. 자유민주체제를 부정하는 어떠한 유혹에도 아니오 라고 대답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십시오. 여러분은 통일세대의 주역으로서 기성세대들의 신뢰를 받고 이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도덕성을 추구하십시다.

기성세대에 고합니다. 주사파로 병든 젊은이들이 존재하는 원인은 우리 기성세대들에게도 있음을 솔직히 시인합니다. 애정과 신뢰를 가지고 젊은이들이 옳은 일을 하였을 때에는 칭찬과 격려를 해 주시고, 오류를 범했을 때에는 진리의 목소리로 꾸짖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 주십시오.

북 독재모순에 침묵

친북 지식인들에게 고합니다. 우리 사회의 모순점과 허점은 잘 지적하고 비판하면서도 북한 독재체제의 모순과 허점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미화하여 이 땅의 귀한 젊은이들을 오도해 온 지식인들이여! 더 이상 그들을 오도하지 마십시오. 더 이상 이땅의 청년들을 불행하게 만들지 마십시오. 또한,강요된 침묵속에서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는 북한 인민들이 남한의 당신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깊이 성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