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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째 마리아역… “나 축복받았어요”

뮤지컬 「 지저스…」 공연 윤복희씨
실제로 독실한 ‘윤집사’
「 어떻게…」등 4곡 불러
“나만의 콘서트 갖고파”
    김기철

    발행일 : 1997.12.22 / 연예 / 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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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복희(51)는 인터뷰에 능숙하지 않다. 간단한 질문에도 몸을 비틀며 곤혹스런 표정을 짓는 모습이 딱할 정도다. 7살 때 꼬마가수로 데뷔해 대중들 앞에 나선지 44년이니 이런저런 인터뷰에 단련도 됐으련만 그렇지 않다. 어쩌면 말 한마디 허투루 내뱉지 않으려는 고집스러움 때문인지 모른다.

    하지만 무대에 오르면 달라진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나오는 폭발적 가창력은 누구나 인정한다.

    77년 프랑스 전설적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일대기를 노래한 뮤지컬 「빠담빠담빠담」 이래, 정열적인 노래와 빛나는 연기로 뮤지컬 무대를 장식했다. 올해에도 「빠담빠담빠담」으로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오는 24∼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윤복희의 대표작 중 하나다. 80년 초연 때부터 올해까지 막달라 마리아역을 4번째 맡고 있다. 『전 참 축복받은 모양입니다. 이런 기회가 돌아오니 말이에요. 』

    올해는 브로드웨이 연출가 크리스토퍼 마틴과 주역배우 챈 해리스(예수)까지 가세했다. 윤복희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어떻게 그를 사랑해(i don't know how to love him)」를 비롯해 4곡을 부른다.

    예수가 체포당한 뒤, 베드로가 『그를 모른다』고 3번 부인하는 장면에서 반주 없이 부를 「다시 시작해요」는 그의 빼어난 가창력을 새삼 실감케 하는 레퍼토리다.

    그는 『17년째 해온 역이지만 여전히 새롭다』고 말한다. 『한번도 똑같은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요. 특히 이번 연출가는 여태까지 했던 연기를 다 잊고 새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줘 연기자들이 다들 신나있어요. 』 가수 이재영이 마리아에 더블 캐스팅됐고, 록가수 윤도현이 유다로 나온다. 빌라도는 유인촌과 천호진, 헤롯은 서울예술단 송용태가 맡았다.

    윤복희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주위에서 「윤집사」로 통한다. 3년전 권사로 「승진」했지만, 여전히 「윤집사」다. 『10여년 그렇게 불리다보니 이름처럼 돼버렸다』며 웃는다.

    대형가수로 꼽히는 그이지만, 정작 본인은 「가수」라고 불리는 걸 부담스러워 한다.

    『국내에서는 제대로 음반 한번 낸 적 없고, 노래로 돈을 벌어본 적도 없어요. 극장 공연도 안해본 지 벌써 30년이 넘었으니 가수라면 우습지요. 』 가뭄에 콩나듯 방송에서 노래 몇곡을 부른 게 전부였다.

    대신 뮤지컬에 전념한 지 벌써 20년이나 됐다. 올해만도 「빠담빠담빠담」부터 「건너가게 하소서」 「다윗」과 「지저스 지저스」 일본 공연과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까지 5개 뮤지컬에 출연했다. 「전업 뮤지컬 배우」라고 할만하다.

    하지만 한번쯤 제대로 된 자기만의 콘서트 무대를 갖고 싶다는 작은 욕심을 감추지 않는다. 오래도록 노래를 하면서도 콘서트라고는 30여년전 대한극장에서 가진 게 마지막이었다.

    『내년쯤 재즈와 국악, 가스펠과 뮤지컬까지 골고루 섞인 리사이틀을 꼭 한번 마련하고 싶어요. 』 문의 02(762)6194

    < 김기철기자 >

    기고자 : 김기철
    장르 : 인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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