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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극 ‘태조 왕건’시사회

호쾌한 전투장면으로 대장정 시작
    김기철

    발행일 : 2000.03.31 / 방송 / 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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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KBS에서 열린 ‘태조 왕건’ 시사회장은 말 그대로 성황을 이뤘다. 최수종(왕건) 김영철(궁예) 김혜리(왕건 연인 연화) 등 주역은 물론 200여명에 달하는 출연진 중 상당수가 참석했다. 취재진도 여느 때보다 눈에 띄게 많았다. ‘용의 눈물’ ‘왕과 비’로 화제를 모은 KBS가 2000년 주력사업으로 내놓은 ‘태조 왕건’(4월1일 밤 9시50분 첫방송)에 대한 관심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궁예의 철원성 공격이 기둥을 이룬 첫회는 우선 ‘궁궐 암투’에 물린 사극 시청자들에게 호쾌한 전쟁 장면을 선물로 내놨다. ‘태봉’을 세워 후삼국시대 선두 주자로 떠오르는 궁예가 도읍지로 삼을 철원을 점령하는 내용이었다. 불화살이 날고, 성문을 부수는 공성기가 등장했다. 횃불을 대낮같이 환하게 피워든 궁예 군대가 성벽을 기어오르는 야간 전투 장면은 장관이었다.

    첫회 전투신은 지난 1월 경기도 여주 남한강변에서 촬영했다. 체감 온도가 영하 30~40도로 떨어지는 혹한 때문에 엑스트라 수백명이 촬영을 거부하고 상경하는 소동 속에 어렵게 찍었다. 머리를 빡빡 밀고 출연한 궁예 역 김영철은 “머리카락이 없어서 그런지 추위에 더 시달렸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폭군’으로 낙인찍힌 궁예에 대한 재해석도 독특했다. 극중 그는 공격을 앞두고 “피를 흘려서 어쩌자는 것인가, 딱한 일이오”라고 읖조리는 평화주의자로 그려진다. 전사한 부하 주검을 보며 울먹이는 휴머니스트이기도 하다. 김종선 PD는 “궁예를 미치광이로 몰아야 왕이 될 수 있던 왕건측의 왜곡된 역사 서술을 바로잡으려 했다”고 말했다. *

    사실 ‘태조 왕건’ 전반부의 주역은 어쩌면 궁예다. 15개월 간 드라마 출연을 삼가한 채, ‘태조 왕건’에 몰두해온 김영철은 겸손한 지도자에서 야심가로 바뀌어가는 복잡한 인물을 소화해야한다. 그는 “이번 궁예역으로 KBS 연기대상을 타고싶다”고 했다. 김종선 PD의 고민거리는 엉뚱한 곳에 있다. “15회까지 찍었는데, 벌써 출연자가 200명이 넘는다”며 “쓸만한 연기자 구하는 게 힘들다”고 말한다. 철원성 성주로 나와 첫회에서 참수당하는 송영창처럼 1회만 출연하는 연기자가 많기 때문이다. 150회 분량에 제작비만 250억원을 쏟아붓는 KBS의 야심작이 기대만큼 ‘대박’을 터뜨릴지 관심거리다. /김기철기자 kichul@chosun.com

    기고자 : 김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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