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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힘내세요…’공연 여는 가수 임상훈씨

“위안부 할머니 보고 충격… 헌정음반 만들었죠”
    한현우

    발행일 : 2001.08.03 / 사람 / 2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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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 앞에서 발가벗긴 채 얼굴을 가린 위안부 그림이 꿈 속에까지 나타났어요. 그래서 용기를 갖고 시작했죠. ”

    ‘루이스’란 이름으로 활동해온 가수 임상훈(林相勳·23)씨가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바치는 음반을 내놓았다. 앨범 타이틀곡 ‘빼앗긴 순정’은 위안부였던 문필기(76) 할머니와 함께 부르기까지 했다.

    임씨는 13일 서울 연강홀에서 헌정 공연 ‘할머니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를 연다.

    임씨는 고교 때까지만 해도 일본 대중문화에 푹 빠져있던 ‘일본 매니아’였다.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물론, 일본 음반도 수백장 사모았다. 펑크 스타일의 머리모양과 귀고리, 겹겹의 목걸이로 봐서는 전형적인 신세대다.

    “어느날 TV에서 위안부였던 강덕경 할머니(97년 작고)의 그림을 보았어요. 너무 큰 충격을 받았고, 그런 역사를 몰랐던 것이 부끄러웠죠. ” 그 뒤로는 일본 음악과 만화를 끊었다. 헌정앨범에는 ‘빼앗긴 순정’을 비롯, ‘끌려감’ ‘엄마의 일기를 펴고’ 등 그가 작사·작곡한 노래 10곡이 실렸다. ‘빼앗긴 순정’은 “난 아파요/난 울었죠/꽃 피는데/꽃 피는데” 하는 가사가 되풀이되는 비장한 곡이다.

    “우리가 이렇게 사람대접 받을 줄 알았겠어요? 이렇게 젊은이들이 도와주니 고맙지요. ” 문 할머니는 16세 때 고향이던 경남 진주서 만주로 끌려가 19세 때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집에 돌아왔다.

    ‘너무 부끄러워서’ 결혼도 하지 않고 지금껏 혼자 살아오고 있다. “일본사람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역사에 기록해줘야지. 그러면 마음이 반이나 풀어질까…. ”

    임씨는 “주제가 너무 무거워서 음반이나 공연기획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지만 나밖에 모르던 제가 우리나라를 위해 무엇인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자랑스러워요. ”

    /한현우기자 hwhan@chosun.com

    기고자 : 한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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