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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22일 대통령 세 아들 구속수사와 설훈(薛勳) 의원의 녹음테이프 즉각 공개를 촉구하며 대공세를 벌였다.

의원 80여명은 긴급 의원총회를 가진 뒤 국회 본관 앞에서 ‘대통령 세 아들 비리, 국정조사·TV 청문회·특검제 실시하라’고 쓴 대형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규탄대회를 가진 뒤, 한나라당 당사까지 시위행진을 벌였다. 의원들은 모두 넥타이까지 풀었다.

의원들은 행진하며 “아들비리 은폐조작 대통령은 사과하라” “대통령 아들비리 특검제 도입하라” “김홍걸은 즉각 귀국하라” “허위날조 정치공작 설훈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더러운 정권과의 마지막 싸움이다”고 외치는 의원들도 있었다.

의원총회에서 박관용(朴寬用) 총재권한대행은 “이 정권은 지난 4년간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처참한 말로를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고, 의원들은 “앞으로 개인일정을 취소하고 투쟁에 동참하자”고 호응했다.

이날 조웅규(曺雄奎)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최성규(崔成奎) 총경의 미국 도주 의혹과 대통령 3남 홍걸(弘傑)씨의 호화생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나라당은 강원대회(23일), 대구·경북대회(24일)를 비롯한 전국 대선후보 경선대회 때마다 행사 후 규탄대회를 벌이기로 했으며, 26일에는 여의도 공원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계획 중이다.

민주당 설훈 의원의 수뢰의혹 제기를 ‘날조 폭로’라고 항의하며 4일째 농성 중인 한나라당 윤여준(尹汝雋) 의원은 이날 “설 의원 주장이 사실이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조건부 사직서를 이재오(이재오) 원내총무에게 제출했다.

이 총무는 이 사직서를 들고 윤 의원 등과 함께 설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아가 녹음테이프 공개를 거듭 촉구했다. 설 의원이 자리를 비우고 없자, 설 의원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의원의 사직서를 받았음을 전하고 “설 의원도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에게 미리 사직서를 제출하고 만약 설 의원 주장이 거짓말로 드러나면 이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 총무는 이어 전화로 민주당 정균환 총무에게 이 같은 뜻을 전하고 “거짓말을 한 의원은 반드시 의원직을 사퇴시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정 총무는 “당에서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고 이 총무가 전했다.

이회창(이회창) 대선경선 후보는 춘천에서 가진 TV토론회에서 “설 의원 폭로는 완전한 날조”라고 말했다. 이부영(李富榮) 이상희(李祥羲) 최병렬(崔秉烈) 후보도 민주당과 설 의원을 비난했다. /홍석준기자 ud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