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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승현(陳承鉉)씨의 돈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 수사는 권씨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이 멀다.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자금 조성과 최규선(崔圭善)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연루됐는지 여부 등이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된다.

검찰은 우선 권씨가 진씨측으로부터 추가적으로 돈을 받았는지에 대해 보강수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당료 출신 최택곤(崔澤坤)씨는 검찰에서 “2000년 3월 진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아 일부를 권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지만, 권씨가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해 일단 영장 내용에선 빠진 상태이다.

김은성 국정원 전 차장이 2000년 7월 최규선씨와 김홍걸씨의 ‘좋지 않은 소문’과 관련해 권씨 자택을 직접 방문해 ‘정보보고’를 하게 된 경위도 검찰 수사에서 밝혀야 할 사안이다. 최규선씨가 권씨의 특보로 활동한 적이 있고, 권씨 측근들과도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었기 때문에 최씨가 권씨의 비호 아래 각종 이권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권씨 역시 대통령 아들사건의 ‘희생양’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의외의 폭탄발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

권씨가 지난해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을 앞두고 김근태(金槿泰) 의원에게 건넨 2000만원의 성격과 출처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하다. 권씨의 당초 해명처럼 ‘돈가스’ 식당운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진씨나 최씨에게서 나온 ‘검은 돈’일 경우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권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권씨가 3일 밤 구속되기까지 진통을 겪었다. 2일 밤부터 3일 새벽 사이 검찰은 권씨를 ‘긴급체포’ 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수차례 회의를 갖는가 하면 신병처리를 놓고 법무부 장관에게까지 보고해야 했다. 여권 실력자였던 그에 대한 사법처리는 향후에도 여러 고비를 남겨 놓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정우상기자 imagin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