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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업체 ‘한우물정수기’의 강송식(65) 사장은 고객들에게 ‘물 전도사’로 불릴 만큼, 신념과 고집이 남다르다. 그는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20년간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재직하다가 건강 악화를 계기로 ‘좋은 물’에 눈뜨게 됐다. 학교를 그만두고, 아예 85년 12월 정수기회사를 차려 정수기 개발에 매달려온 것.

이 회사 제품은 단지 필터를 통해 이물질만 걸러주는 게 아니고, 전기분해로 세 가지 물을 만들어내는 전기 정수기다. 마시는 약(弱)알칼리수 외에, 화초에 주거나 세제 대신 쓸 수 있는 강(强)알칼리수, 세안용으로 쓸 수 있는 산성수가 각각 나온다.

“병들고 노화하면 몸이 산성화된다고 하지요. 혈관에 산성 노폐물이 많아지면 피가 탁해지고 혈액순환이 안 되니, 약알칼리수가 들어가 중화작용을 합니다. 좋은 물을 많이 마시면 건강에 도움된다는 게 근거없는 얘기가 아니지요. ”

강 사장은 그 흔한 대리점이나 영업사원도 없이 18년간 정수기 회사를 꾸려왔다. 제품 가격(89만1000원)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기 위해, 유통과정을 없애고 입소문으로 찾아온 손님들한테만 제품을 판매해왔다. 연 매출액은 14억원 규모.

“품질 하나로만 승부하고, 오로지 입소문으로 오늘에 이르렀지요. 하지만 우리 제품을 써본 사람들은 그만한 품질로, 고작 회사 매출이 그것밖에 안 되느냐며 안타까워합니다. ” 한우물정수기는 최근 국내 정수기업체 가운데 제일 먼저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글=강경희기자 khkang@chosun.com

/사진=김진평기자 jp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