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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속칭 ‘104번지’는 불암산과 수락산 사이의 야산과 아파트촌이 만나는 곳에 있다. 예전엔 배나무 밭이 띄엄띄엄 있었다고 한다.

2003년 11월 말 현재, 중계본동 사무소에 따르면 이 동네는 1703가구. 5155명이 살고 있다. “전체 주민의 70~80%가 가난한 세입자들”이라고 동네 사람들은 말했다.

104번지로 통칭되는 산동네 전체 면적은 5만2900평. 이 위에 자그만 집 946채가 있다. 이 중 허가된 건물은 604동, 무허가 건물은 342동이다. 대부분 건평이 서너 평에 불과한 집들은 각기 입구가 다른 부엌 하나와 방 하나인 2~3개의 생활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건물 하나에 두세 가족 5~6명씩 살고 있다는 얘기다. 연료는 대부분이 연탄이다.

104번지 산동네 주민들 중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초생활수급권자(옛 영세민)는 165명, 장애인은 175명이다. 이곳에서 17년간 노인복지사업을 해온 임춘식 평화종합사회복지관장은 “이 동네엔 수급권자나 장애인으로 등록되지 않아 더 어렵게 사는 ‘틈새계층’ 사람들이 수급권자나 장애인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이 동네 인구분포는 전국 평균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2002년 말 현재 전국의 인구 구성비는 0~14세 20.6%, 15~64세 71.5%, 65세 이상 7.9%이다. 그러나 이 동네는 0~14세 13.1%, 15~64세 73.7%, 65세 이상 13.1%이다. 한 마디로 다른 지역에 비해 어린이들은 매우 적고, 노인들은 두 배 정도 많다.

배나무 밭이 달동네로 바뀐 이 동네 역사는 1967년 11월에 시작됐다. 인근 지역에서 쫓겨난 철거민 100여 가구가 가구당 8평씩 배정받아 강제로 이주해온 것이다.

이곳 104번지 입구에서부터 상계역 부근의 당시 ‘10번 종점’까지는 약 2km. 중랑천으로 유입되는 조그만 냇물을 따라 난 비포장도로는 비만 오면 넘치거나 곤죽이 됐다.

서울시는 이 산동네를 그린벨트 지역에서 해제시키고 주거환경 개선지구로 지정, 재개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으나 대다수 세입자들은 또 어디로 쫓겨날까를 걱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