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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서울 중계본동 104번지 달동네 사람들은 추위를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1일과 3일 본지를 통해 이 동네 사람들 이야기가 소개되자 기업체와 뜻있는 개인들의 후원과 성금이 이곳에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직원 9명은 이날 오전 2개 조로 나누어 천식과 골다공증으로 바깥 출입이 힘든 김삼순(78) 할머니와 평화의 집에 사는 시각장애인 최금옥 할머니를 찾았다. 손에는 쌀 한 포대씩과 각종 반찬거리가 들려 있었다. 이들은 청소와 요리 등 자원봉사도 했다.

KT수도권강북본부에선 2~3일 사전 답사를 거쳐 연탄 1만장을 68가구에 150~200장씩 들여놓기로 했다. 한꺼번에 많은 연탄을 구하기가 힘들어 KT 직원 20여명은 우선 4일 오전 먼저 확보된 1200장을 강신귀(77) 할머니 등 6가구에 배달했다. 직원들은 좁은 골목에 줄지어 서서 얼굴에 검댕을 묻혀가며 연탄을 날랐다.

롯데백화점 노원점의 자원봉사모임 ‘천사모(천사들을 사랑하는 모임)’ 직원들은 앞으로 주말마다 평화의 집에서 ‘밥짓기 봉사’를 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4일에는 쌀 20kg 20포대, 라면 40박스, 냄비·담요 등을 전달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3일 아침 일찍 찾아와 20kg 쌀 132포대, 라면 40상자 등 1000여만원어치의 물품을 전달하고 갔다.

우림건설은 4일 한 트럭 분량인 20kg들이 쌀 30포대와 라면 20박스를 싣고 와서 평화의 집에 내려놓고, 지수네 집을 찾아가 책가방과 앨범 등 선물을 전달했다. 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 직원 12명은 4일 오전 쌀 20kg 10포대를 들고 왔다가 복지회관 2층의 어린이집까지 말끔히 청소해놓고 돌아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개인 후원자들도 많았다. 의왕에서 공장을 한다는 중소기업 사장은 혼자 승합차를 몰고와 아동용 속옷과 잠옷 100벌이 든 옷상자를 내려놓고 사라졌다. 외환은행에 근무한다는 김용기(50대 초반)씨는 성금이 든 봉투만 전달하고 떠나려다 평화의 집 자원봉사자들이 “이름을 말해달라”고 사정해 마지못해 신분을 밝혔다.

중계동 복지회관과 평화의 집, 조선일보 문화사업본부로 올해 들어 모두 420여통의 후원 전화가 걸려 왔다. 치킨집을 운영한다는 40대 주부는 “매주 화요일 아이들이 먹을 치킨을 10마리씩 보내겠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나 가족 단위로 직접 찾아온 이들도 30여팀이 넘었다. 전남 화순의 신수봉씨도 “쌀 한 가마니를 택배로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평화의 집 문미라 사회복지사는 “큰 사랑보다 작은 사랑을 자주 베푸는 모습이 훨씬 아름답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