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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울타리와 작은 나무들의 집이 있는 신림10동에는 무허가주택이 많다. 특히 마을 전체가 무허가주택으로 이뤄진 ‘밤골’에는 120여채의 주택에 180여가구 500여명이 살고 있다. 행정구역상 주소지는 신림10동 산57-1번지와 76-7번지 일대. 옛날부터 밤나무가 우거졌다고 해서 밤골로 불린다. 밤골 아래 복개천 변을 따라서도 무허가주택 수백여채가 들어서 있다.

신림10동 끄트머리에 있는 밤골 마을은 지난 1967~68년 서울 각지에서 철거민들이 몰려들면서 형성됐다. 그래서 30년 이상 살고 있는 주민들은 대부분 서울 토박이들이다.

2003년 10월 현재 신림 10동에는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227가구 475명이 살고 있고, 저소득생활보호 가정은 272가구 596명이다. 소년소녀 가장은 4가구 7명으로 조사됐다. 고용 형태도 기초생활수급자 중 안정된 일자리를 가진 경우는 6명뿐이었고, 임시고용직이 2명, 일일고용 40명이고 나머지는 실직자나 비경제활동 인구로 경제적으로 열악한 형편이다.

서울의 달동네는 고층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하나 둘 사라지고 있지만, 이 지역엔 여전히 기와·슬레이트로 지붕을 얹은 집들이 남아 있다. 주위로는 15층짜리 아파트들이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고, 여기저기 재개발 건축 공사도 한창이다. 주위가 하나 둘 재개발 되면서 80% 가량이 세입자인 무허가주택 주민들은 또다시 어디로 옮겨야 하나 걱정하고 있다.

삐뚤빼뚤 이어진 골목길과 깨진 유리창을 막은 신문지, 공동 화장실, 슬레이트 지붕 위에 널어둔 빨래…. 이곳엔 60~70년대 달동네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 특별취재팀

<그래픽> 무허가주택 밀집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