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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분과 아시아 브랜드의 글로벌화

콘퍼런스 마지막 행사의 하나로 열린 분과회의 ‘아시아 브랜드의 글로벌화’는 아시아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과제를 토론하는 자리였다. 참가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브랜드 이미지가 아시아 기업 글로벌화의 관건”이라며 “질 좋은 제품·서비스와 함께 세계인의 정서에 호소할 만한 글로벌 브랜드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투명경영 ▲국제적 감각을 지닌 전문 브랜드 인력의 양성 ▲아시아 고유의 문화가 담긴 브랜드의 창조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존 엘킨스 비자(VISA) 인터내셔널 수석부사장은 브랜드와 관련해 아시아 기업이 흔히 범하는 실수로 “광고나 홍보에 돈을 쏟아부으면 브랜드를 키울 수 있다”는 인식을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광고를 해도 좋은 제품과 서비스가 없다면 브랜드 구축은 실패한다”며 “투명 경영, 소비자와의 약속 준수 같은 덕목이 브랜드 구축에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조그만 신용카드 회사였던 비자가 세계적인 브랜드 회사로 성장한 것은 이런 원칙을 잘 지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소재 브랜드 컨설팅사인 ‘브랜드허브’의 샤우나리 룰뱅크 상무는 아시아 기업들이 글로벌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숙박·부동산개발·교육서비스·음식시장 등 틈새 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자체 브랜드를 키울 것을 주문했다.

룰뱅크 상무는 또 “글로벌 시장에서는 싱가포르보다 싱가포르 에어라인이, 한국보다 삼성이 더 유명할 수 있다”며 “어떤 경우에는 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 국적을 숨길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의 핵심은 차별화”라며 “글로벌 브랜드만 추종할 것이 아니라 아시아의 특징적인 문화가 담긴 브랜드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대련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이들 기업이 과연 글로벌 기업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며 “비자나 노키아나 네슬레 등처럼 그들이 어떤 나라 기업이고 브랜드인지 신경쓰지 않을 정도로 현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도 공동 마케팅 등을 통해 브랜드 구축에 나서야 한다”면서 “브랜드 구축은 중장기적으로 봐야하는 만큼, 단기적 성과에 연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데이비드 리처드슨 TNS글로벌 사장은 한국 브랜드의 세계화가 향후 우리 경제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그동안 기술적인 우위에 기반한 제품의 수출로 버텨왔지만, 중국이 급성장하는 지금,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며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 실패하면 한국에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 구축은 정서와 문화를 이해해야 가능하다”며 “세계 각국의 문화에 대한 지식과 세련된 국제감각을 갖춘 젊은 인력들을 발굴하고 키워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래픽> 아시아의 성공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