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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몇몇 언론들은 안기부의 비밀도청팀이 녹음한 X파일의 존재와 함께 그 내용의 일부를 잇달아 보도해 왔다.

◆각 언론사 보도 내용

인터넷 언론인 ‘데일리 서프라이즈’는 6월 18일자 기사에서 “이상호 MBC기자의 X파일 주인공은 삼성과 중앙일보?’라는 제목으로, MBC 관계자의 입을 빌려 삼성의 현직 최고위층 L씨와 주미대사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 간 통화녹음 테이프가 있음을 밝혔다.

7월 1일자 한겨레신문은 미디어면에 “95분 분량의 이 테이프에 1997년 대선 당시 한 거대 중앙일간지 사주와 국내 굴지 재벌그룹의 고위 임원이 특정 정당 후보를 돕기 위해 정치자금 배분 문제를 상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MB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이 발행하는 ‘미디어 오늘’도 6일자 1면에 “MBC, 거대자본에 굴복하나”라는 제목으로 “MBC가 언론과 권력, 재벌 간의 유착비리가 담겨 있는 X파일을 보도하지 않는 것은 사회적인 파장과 소송 부담 등을 고려해 지나치게 몸을 사린 것”이라며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7월 20일자 미디어면 기사에서 “테이프에는 국내 굴지의 모 대기업 고위간부와 모 종합일간지 사장이 서울시내 한 호텔의 유명 일식집에서 만나 대선 후보들에 대한 의견, 로비를 위한 정치 자금의 배분문제 등에 대해 나눈 대화가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본지의 추적 취재

6월 중순부터 추적 취재를 시작했다. 우선 대선자금 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과거 사건을 훑었다.

‘헛발질’을 계속하던 중 국정원 관계자에게서 YS정권 시절 안기부 ‘도청팀’이 운영됐다는 소문을 접할 수 있었다. 취재망이 좁혀졌다.

MBC가 테이프를 보도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꼽은 ‘테이프가 어디서 어떻게 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취재가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지루한 탐문 작업 끝에 베일에 싸여 있던 ‘미림’의 이름과 관계자를 알아냈다. 그리고 집요한 설득 끝에 미림 요원으로부터 ‘도청 공작’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국정원 관계자들로부터는 도청테이프 유출과 회수 과정에 얽힌 내막도 들을 수 있었다. MBC가 입수한 소위 ‘X파일’ 테이프 또한 당시 ‘미림’의 작품이었음도 드러났다.

이진동기자 (블로그)jaydlee.chosun.com

박란희기자 (블로그)rhpark.chosun.com

<그래픽> 안기부 도청 테이프에 대한 언론들의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