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5일 안기부(현 국가정보원) 불법 도청 테이프 사건과 관련, “정부는 국가기관의 불법행위를 사실대로 철저히 밝혀야 한다”면서 국정원에 신속한 자체 조사를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공개되지 않은 다른 범죄행위와의 형평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논리가 있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 발언과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997년 대선 당시 삼성만이 아니라 다른 기업도 비슷한 일을 했다는 도청 테이프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라면서 “일단 도청의 전체 규모와 내용을 파악한 뒤 판단할 일”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파문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수많은 테이프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국정원은 안기부 비밀도청조직 ‘미림’ 팀장 공모(58)씨와 도청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전 안기부 직원 김기삼(40)씨를 소환, 조사키로 했다. 국정원은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김씨에 대해선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할 방침이다.

참여연대는 이와 관련,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와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 홍석현 주미대사와 검찰고위간부 등 20여명을 뇌물수수·뇌물공여 및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대한변협과 민변, 경실련도 검찰수사를 촉구했다. 서울지검은 공안부에 이 사건을 배당,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신정록기자 (블로그)jrshin.chosun.com

이진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