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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비밀도청조직인 미림 팀의 존재를 알린 전 국가정보원 직원 김기삼(41·사진)씨는 26일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죽어야 할 사람은 공운영(미림) 팀장이 아니라 국민들을 속이고, 부패하고, 타락하고, 조국을 반역한 몇몇 정치 지도자와 그들에게 부역한 무리”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미림 팀의 존재와 활동상황을 최초로 제보한 사람으로서, 공 팀장이 자해라는 극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을 접하고 무거운 마음을 주체할 수 없다”며 “이번 제보를 통해 국정원에 무의미한 40~50년 전의 과거사가 아니라 4~5년 전의 중대한 일이나 제대로 조사하라고 충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국정원의 소환조사 방침에 대해 “희생을 각오하고 국정원의 불법행위를 밝힌 저에게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소환조사해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요청한다면 당당히 조사에 응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공정한 조사 가능성은 0%”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직권면직됐다는 국정원의 발표가 사실이 아니라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조국에 반역하는 대통령 밑에서 일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국정원을 그만둔 것임을 밝힌다”고 말했다. 2000년 10월 국정원을 그만둔 김씨는 현재 미 펜실베이니아주에 살며 미 당국에 망명을 신청한 상태다.

박란희기자 (블로그)rh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