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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불법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서창희)는 4일 안기부 비밀 도청조직인 ‘미림’의 전 팀장 공운영(58)씨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과 공갈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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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따르면 공씨는 안기부 도청팀장으로 재직할 당시 빼돌린 도청자료 가운데 1997년 대통령선거 직전 삼성그룹 이학수(李鶴洙) 구조조정본부장과 홍석현(洪錫炫) 당시 중앙일보 사장의 정치자금 제공 정황이 담긴 도청 테이프 1개와 녹취록 3개를 99년 9월 재미교포 박인회(58·구속)씨에게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공씨는 또 이 자료를 이용해 박씨와 함께 삼성측에 5억원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공씨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같은 혐의를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씨는 이날 밤 서울구치소로 구속 수감되면서 “큰 누를 범해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추가로 유출한 도청 테이프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인사 3명을 추가로 출국금지 조치해 출국이 금지된 사람은 30명 가량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5일 오후 박인회씨로부터 안기부 도청자료를 받아 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키로 했다.

불법 도청조직 ‘미림’의 재건과 자료 유출 등의 의혹이 제기된 국정원 전·현직 직원과 간부 등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우선 소환 대상자로는 천용택(千容宅) 전 국정원장과 이건모 전 국정원 감찰실장, 오정소 전 안기부 1차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훈기자 (블로그)nuku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