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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김영삼(金泳三·YS) 정부에 이어 김대중(金大中·DJ) 정부에서도 4년간이나 조직적으로 불법도청 행위를 했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검찰이 국정원 도청에 관해 전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서창희)는 5일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02년 3월까지 도청이 이뤄졌다고 국정원이 시인 함에 따라 불법 도청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A3·4·5면

이에 따라 검찰은 국정원으로부터 도청 관련 자료와 도청 관련자들의 진술서 등을 넘겨받아 소환 대상자 선별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도 검토 중이다. 또 이종찬(李鍾贊), 천용택(千容宅), 임동원(林東源)씨 등 전직 국정원장을 비롯한 전·현직 국정원 고위 간부와 도청팀 운영에 개입하거나 도청 정보를 제공받은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수사 대상자가 늘어나고 범위가 크게 확대됨에 따라 신속한 수사를 위해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에 앞서 국정원은 이날 ‘구(舊) 안기부 미림팀 불법도청 실태조사’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원이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2002년 사이 불법 감청을 실시해 왔으며, 1996년부터 휴대전화도 도청해 왔다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동안 국정원은 “휴대전화 도청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

김만복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은 “안기부의 도청작업이 기존에 알려졌던 YS 정권 말기가 아닌 DJ 정부 후반기까지 실시되다 신건 국정원장 재직 중인 2002년 3월 중단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초기에 불법 도청을 근절하라고 지시했지만 정확한 정보는 도청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고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도·감청과 관련해서는 “기지국을 중심으로 반경 200ｍ 이내에서는 도·감청이 가능하다”며 “현재 기술로도 휴대전화 감청장비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휴대전화 도·감청을 위해 장비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거나 외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또한 도청기록물을 1개월 동안 보관하는 관련 규정이 있다고 밝혀, 도·감청 작업이 조직적이고 제도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국정원은 불법도청을 전담했던 ‘미림팀’의 존재가 보도된 7월 21일 이후 특별조사팀을 구성, 관련자 40명을 상대로 미림팀의 구성과 해체경위 등을 조사했다. 국정원은 이날 “진실을 국민 앞에 고백하고 용서를 구한다”는 대국민 사과성명 냈으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압수수색에도 응하겠다”고 밝혔다.

강훈기자 (블로그)nukus.chosun.com

김정훈기자 (블로그)runt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