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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7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문 의장은 이날까지 제주도에 머물며 휴가를 보낼 예정이었다. 휴가 일정을 단축해 가면서까지 기자회견을 한 것은, 한나라당 등 야당에서 자신을 향해 제기하고 있는 의혹에 대해 해명키 위해서다.

야당은 “DJ 정부에서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낸 문 의장도 불법 도청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문 의장 회견의 요지는 1999년 6월부터 약 1년간 기조실장을 맡아 불법 도·감청 같은 것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 불법 도청과는 관계도 없고, 그런 사실 자체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이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어, 문 의장을 둘러싼 논란은 이미 도청 정국의 주요 쟁점이 된 상태다. 게다가 문 의장과 문 의장의 전임 기조실장인 열린우리당 이강래 의원은 DJ 시절 국정원 보고라인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검찰의 조사 대상이기도 하다.

문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이강래 의원이 (국정원 구조 조정 대상자를) 모두 총무국에 대기 발령 시켜놓은 상태였다”며 “과거 불법 도청과 관련된 사람을 포함해 대기발령 받은 5급 이상의 모든 사람과 점심·저녁 먹으며 만났다”고 했다. ‘미림팀’이라고 적시하진 않았지만, 그 관련자들을 만났었다는 이야기다. 문 의장은 “불법 도청이 이뤄졌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옆 사무실에서 하는 일을 알 수 없게 만든 ‘정보 차단의 원칙’ 때문에, 기조실장도 불법 도청을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당시 기조실장이었던 문 의장이 (불법도청) 사실을 몰랐다니 쓴 웃음만 나올 뿐”이라며 “당당하고 떳떳하게 그때 일을 밝히는 게 도리”라고 했다.

박두식기자 (블로그)ds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