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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어제 당정회의에서 “종교 교단이 직접 설립해 운영하는 사학은 대부분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으니 합동감사에서 제외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정부도 이를 받아들여 종교계 사학은 감사 대상을 최소한으로 좁힐 모양이다. 정부가 또 속 들여다보이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당이 종교사학을 감사에서 제외하자고 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하나는 일반 사학과 종교 사학을 분리함으로써 사학법 반대투쟁을 분열시키는 것이다. 사학법 파동 초기부터 종교계 사학에 대해서는 개방형 이사의 조건을 해당 종교 신도로 하겠다는 등의 宥和策유화책을 내걸고 구슬리던 것을 정책 차원에서 공식화한 것이다. 얼결에 ‘특별배려의 대상’이 된 기독교측도 “반대운동을 분열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정부 의도를 꿰뚫어보고 있다. 하지만 정권의 책략가들은 이런 운동권식 ‘갈라치기’ 전략이 결국 먹혀들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종교계 사학에 대한 특별배려의 또 하나 이유는 신앙으로 뭉치고 신도들의 뒷받침을 받고 있는 종교계 사학의 조직적 저항을 분쇄하기도 힘들거니와 밀어붙여도 그 부작용이 크다는 것을 내다본 때문이다. 설령 이번에 강제 조사 등으로 내리누른다 해도 그 反作用반작용이 선거에서의 반대표로 돌아올 것을 염려한 것이다. 무원칙하고 부도덕한 정부의 법 집행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이다. 일반 몇몇 사학을 두들기면 반기는 여론도 있으므로 적으로 만들어도 상관없다는 그 計算法계산법이 너무도 얄팍한 것이다.

신입생 배정거부라는 초유의 사태를 단 이틀 만에 제압한 정권은 아마 이참에 사학들의 기를 완전히 꺾어 놓겠다고 작심한 모양이다. 당정회의에서 오간 말들도 ‘엄정대처’, ‘일벌백계’ 등 으름장 일색이었다. 사학 비리를 없애야 한다는 게 정부만의 명분일 수는 없다. 국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런 비리는 법과 제도에 따라 常時的상시적으로 찾아내고 벌해야 하는 것이지, 칼 쥔 자 입맛대로 힘 있는 쪽은 봐주고 힘없는 쪽은 발로 밟는다는 ‘組暴조폭 방식’이어선 국가권력의 정당성을 잃을 뿐이다.

장르 : 고정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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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