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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일본의 새로운 역할'을 주제로 한 제6세션 토론자들은 아시아 경제 공동체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토론자들은 일본이 경제적 위상에 비해 아시아 지역에서 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신뢰 회복을 통해 역내에서 주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아시아 경제통합에서 일본의 역할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아시아는 유럽·미국과 함께 3대 경제 축으로 떠올랐지만 아직 경제 통합은 요원하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 공동체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하고, 역내에서 최대 경제력을 갖춘 일본이 확고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주변국을 도와줌으로써 과거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일본은 고립 상태에서 빠져나와 아시아 국가와 더 많은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해야 하지만 자신감을 잃어버린 듯하다"며 "일본이 그 틀을 깰 수 있도록 우리가 편한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다후이 중국 인민대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그동안 일본은 스스로를 아시아 국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하지만 앞으로 일본은 아시아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며 그럴 때 아시아의 주요 일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아베 정권 이후 지난 2년간 일본의 대(對) 한국·중국 관계 개선에 진전이 있었다"며 "후쿠다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도 관계 개선을 위한 긍정적 변화"라고 말했다.

이노구치 구니코 일본 중의원 의원은 "자원이 부족한 일본은 에너지 절약에 대한 노하우가 많아 이와 관련해 아시아에서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며 "고령화 문제, 비핵확산 분야에서도 일본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일본은 너무나 고립돼 있다"며 "변하지 않을 경우 일본은 30~40년 후 미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과 아시아 중간에 선 일본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와세다대 교수는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어느 정도 거리를 둘 필요가 있으며 아시아 국가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다후이 소장도 "일본이 완전히 미국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아시아 지역 공동체 건설은 아시아 내부 힘으로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칼더 교수는 "일본은 한·미·일 3각 관계를 튼튼히 한 다음 아시아 지역과의 전반적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노구치 의원은 "문제의 핵심은 일본이 아시아 안으로 들어올 것인지 말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의사 결정이 다자간 외교 체제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아시아에서 일본의 역할은 이 같은 다자간 관계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문자수 :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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