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금강산 관광객, 북한군 총맞아 사망

50대 여성, 새벽 해변가에서 등·엉덩이 피격北 "軍경계지역 들어와 정지 요구에도 도주"정부, 사건 11시간뒤 발표… 금강산관광 중단
    신효섭 이성훈

    발행일 : 2008.07.12 / 종합 A1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민간인 여성이 11일 오전 북한군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뒤 남측 방문객이 관광 도중 안전사고나 신병 때문에 죽은 일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앞으로 남북 당국 간에 이뤄질 진상 조사 결과 북측이 과잉 대응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남북 관계는 급속히 경색될 가능성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통일부 김호년(金浩年) 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 브리핑을 통해 "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박왕자씨(53·여·서울 노원구)가 11일 오전 4시30분쯤 숙소인 비치호텔을 나가 해수욕장 주변을 산책하던 중 오전 5시쯤 장전항 북측 구역 내 기생바위와 해수욕장 중간지점에서 북측 초병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북측이 사업자인 현대아산에 통보해온 내용에 따르면, 박씨는 관광객 통제구역을 지나 북측 군 경계지역에 진입하였고 초병의 정지 요구에 불응하고 도주해 (북측이) 발포했다"고 했다. 현대아산측은 "북측이 '박씨가 관광객 통제구역에 쳐놓은 펜스를 넘어 1㎞ 가량 북쪽으로 들어와 수차례 정지명령을 내리고 경고사격까지 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고 도주해 초병의 총격을 받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1시쯤 남측출입국 사무소를 거쳐 속초병원에 안치됐다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옮겨졌다. 병원측은 "검안결과 박씨는 등에서 가슴을 관통하는 부분과 왼쪽 엉덩이 부근에 각각 한 발씩 총상을 입었으며 사인은 총상으로 인한 호흡부전"이라고 했다.

    박씨는 지난 9일 일행 3명과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금강산 관광에 나섰으며 이날 오전 4시30분쯤 호텔 문을 나서는 모습이 호텔 CCTV에 의해 확인됐다.

    정부는 12일부터 이번 사고에 대한 진상조사가 끝날 때까지 금강산 관광을 잠정 중단토록 하고 북측에 공동 진상조사를 제안했다. 정부는 북측이 공동조사를 거부할 경우 개성관광도 중단시킬 방침이라고 여권 관계자가 전했다. 현대아산은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따라 현재 북한에 체류 중인 관광객 1263명을 13일까지 순차적으로 남쪽으로 철수시키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특보 임명장 수여식에서 "국민의 생명이 희생된 데 대해, 특히 관광객이 피격 사망한 데 대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비서실에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도 진상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홍양호 통일부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만들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 사건이 발생한 지 11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4시에야 공식 발표를 했고, 사건이 발생한 지 6시간30분이 지난 오전 11시30분쯤에야 금강산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을 통해 관광객 피격사실을 알았다고 밝혀 국민 보호 시스템에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오전 11시40분쯤 자국민이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실을 보고 받고서도 "돌발사고와 남북정책의 큰 흐름을 제시하는 것은 별개라고 판단해"(청와대 관계자) 오후 2시20분 대통령 국회 시정 연설을 통해 북측에 '전면적 대화'를 제안하고 나서 정부의 책무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정무 판단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래픽>북측 주장과 현대아산 설명으로 재구성한 사건 현장
    기고자 : 신효섭 이성훈
    본문자수 : 2337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