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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은 겉으로는 한반도에서 자주 독립 정부의 수립을 지지했다. 그러나 내부 비공개 문서에서는 소련의 국가 이익을 지켜줄 정부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학술대회의 23일 세션 '대한민국 탄생의 국제적 배경'에서 이지수 명지대 교수는 새로 발굴된 소련측 자료를 바탕으로 한 〈2차대전과 소련의 한반도 정책〉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1945년 12월 25일자의 비밀문서 〈슈킨 보고서〉가 '한반도 이북 지역에서 소련의 정치·경제·군사적 이익을 영구히 지킬 인물들로 구성된 정권을 구축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지역에서는 소련의 지시와 협조로 독자적인 질서가 구축되고 있었던 반면, 남한에서는 단일 정부 수립과 남북대화 지속을 둘러싸고 남·남(南·南) 갈등이 전개됐다는 것이다.

〈미국, 소련 그리고 대한민국의 건국〉을 발표한 캐스린 웨더스비(Weathersby) 미국 존스홉킨스대 객원연구원은 "미·소 모두 한반도의 영구 분단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의 관심은 소련 세력이 일본에 미치지 않는 데 있었으며 한반도에서의 자치가 가능하다고 보지 않았다. 그 때문에 한반도에서의 신탁통치와 분할점령을 제의했고, 이것은 극동에서의 세력 균형을 바랐던 소련의 의도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윌리엄 스툭(Stueck) 미국 조지아대 교수는 〈미국과 한국의 분단〉에서 ▲미·소의 분할점령 당시 한반도에 통일된 행정체제가 마련되지 못했고 ▲미 군정이 한국 지도자들의 반대에도 신탁통치를 추진했으며 ▲1948년 유엔 감시하의 총선을 소련이 거부해 남쪽에서만 치러진 등의 과정을 거쳐, 미국은 의도와는 달리 그 정책을 통해 한반도의 분단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