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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류업체 '지센' 매장에서 파는 옷에는 '사랑의 열매'가 그려진 작은 종이가 붙어 있다. 옷을 사면 이익금의 일부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된다는 뜻이다. 경기도 오산에서 지센 대리점을 운영하는 류성민(39)씨는 "'훌륭한 일 하신다'며 한 벌 사러 왔다가 두 벌을 사 가는 손님도 있다"고 했다. 류씨는 이번에 '착한가게' 주인이 돼 매달 1만원씩 공동모금회에 보내기로 했다. 그는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행복해지는 캠페인이라서 주저하지 않고 참여했다"고 했다.

'지센'의 대리점·직영점 194곳이 조선일보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 펼치는 '착한가게 캠페인'에 동참했다. 지센은 지난 2005년 설립된 연매출 11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이다. 지난 5월부터 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행사를 시작해 2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가게 매출에 따라 1만원 이상씩 내고 본사에서 일정액을 보태 매달 400만원씩 기부할 예정이다. 15일 공동모금회에서 착한가게 약정식을 가진 지센 도상현(47) 대표는 "작은 정성이 모여 이웃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뜻에 공감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나눔 사업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지센 전속모델인 영화배우 김정은씨도 함께해 작은 봉투를 내밀었다. 김정은씨는 "저는 가게를 운영하진 않지만, 이렇게라도 제가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누고 싶었다"며 "제가 모델로 일하는 회사에서 좋은 일을 한다고 하니까 너무 뿌듯하다"고 했다.

함소아한의원 32개 지점과 치킨체인업체 '본스치킨' 32개 점포도 단체로 착한가게 캠페인에 참여해 매달 매출의 일정액을 나누기로 했다.

이에 따라 착한가게 수는 캠페인 시작 41일 만인 이날까지 1454곳이 됐다. 공동 캠페인 이전에 참여한 가게 수 776곳을 합치면 총 2230곳이다. 월 모금 누적액('매출의 몇 %씩 기부하겠다'는 자율 기부자 제외)은 2835만4604원으로, 1년이면 3억4025만5248원이 모인다. 공동모금회 박을종(52) 사무총장은 "이번 캠페인의 목표는 31일까지 기존 가게를 합쳐 1500호점을 돌파하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초과 달성할 줄은 몰랐다"며 "착한가게 주인이 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착한가게 캠페인에 동참한 우리 이웃들은 평소에도 나눔을 실천해 온 경우가 많았다.

손립돈(56)·신은령(52)씨 부부는 제주시 한림읍에서 12년째 중국집 '만강홍'을 운영하고 있다. 손씨 부부는 처음 가게 문을 연 이후부터 같은 동네에 있는 노인요양시설 '성 이시돌 요양원'에 매달 넷째 주 화요일 자장면을 만들어 보낸다. 처음에는 80그릇을 제공했는데, 지금은 200그릇으로 늘었다. 손씨 부부는 착한가게에 가입해 매달 3만원씩 보내기로 했다. 손씨는 "우리가 착한가게를 한다고 소문이 나면 손님이 더 올 것이고, 그러면 기부하는 돈도 늘 테니 얼마나 좋으냐"고 했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초등·중학생 보습학원 '고려e네트 실로암학원'을 운영하는 황현영(40)씨는 지난 10년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원비를 받지 않고 있다. 아이들 모르게 부모하고만 상담한다고 했다. 황씨는 매달 5만원씩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그는 "조선일보에 나온 착한가게 기사를 스크랩해 가지고 다니면서 친척과 주변 사람들에게 '한 달 외식 한 번 줄이면 되니 빨리 참여하라'고 홍보하고 다닌다"고 했다.

광주광역시 동구에 있는 식당 '대청마루'의 사장은 4명이다. 이영란(57)·김연례(53)·고명숙(51)·손미애(44)씨. 대부분 기초생활수급대상자나 차상위계층으로, 지역자활센터와 사회연대은행의 도움으로 창업을 하게 됐다. 이들은 지난 9월부터 착한가게 캠페인에 동참해 매달 3만원씩 기부하고 있다. 이씨는 "4명 모두 인생에서 쓰라린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함께 일하면서 삶의 희망을 키우고 있다"면서 "한 달 각자 손에 쥐는 돈이 100만원도 안 되지만, 우리가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누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장·항문전문병원인 대항병원은 이두한(51)·김도선(50) 원장 등 150명의 직원들이 함께 돈을 모아 한 달에 100만원씩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충북 청주시의 '행복한 어린이집' 유춘원(51) 원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착한가게에 가입해 매달 10만원씩 기부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2년부터 매년 12월 '사랑의 저금통' 행사를 연다. 아이들에게 저금통을 나눠주고 모아온 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는 나눔 운동이다. 유 원장은 '모금의 의미 알아보기', '어려운 이웃에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등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돈의 많고 적음보다 꾸준히 돕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아이들이 배우고 있어요. 이 아이들이 크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베풀며 살겠죠?"

■착한가게 신청방법

―전화: (02)6262-3078 ―팩스: (02)6262-3180
―인터넷: http://store.chest.or.kr
―계좌번호: 국민은행 432101-01-264182(예금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고자 : 전현석 윤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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