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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신용등급 하락, '비상' 사이렌으로 받아들여야

    발행일 : 2011.08.08 / 여론/독자 A3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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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신용 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주말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의 신용등급을 트리플A(AAA)에서 더블A플러스(AA+)로 한 등급 내린다고 발표했다. S&P가 미국 국채(國債)를 최고 등급에서 강등한 것은 71년 만에 처음이다. S&P는 지난주 의회를 통과한 국가 채무 삭감 계획에 대해 "삭감 액수가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다른 신용 평가회사 무디스는 아직 미국의 최고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으나, 장래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채는 달러화가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기축(基軸)통화로 등장한 이래 금(金)과 함께 가장 안전한 투자 자산으로 꼽혀 왔다. 중국이 외환보유고로 1조1598억달러어치(2011년 5월 말)를 투자한 것을 비롯해 전 세계 정부와 금융회사들이 14조 달러 이상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최상급 자산의 등급이 하락함에 따라 전 세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비상한 국면에 돌입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잖아도 유럽에서는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의 국채 값이 폭락해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은 유럽과 나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글로벌 증권, 외환시장의 자금 흐름에 회오리를 불러올 가능성이 커졌다.

    경제 대국들의 모임 G7이 주말에 긴급 대책을 협의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한 행동에 나설 태세다. 단기적 혼란이 오더라도 세계 금융시장은 국제적 정책 협조와 미국의 금융 완화 조치 등을 통해 안정의 길을 찾아갈 것이다. 그러나 2008년 9월 리먼 도산에 이어 3년 만에 2차 타격을 받은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세는 더 지연될 수밖에 없다.

    미국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바로 엊그제 전 세계에서 자금 회수 경쟁이 일어날 경우 아시아 8개 국가 중 한국을 가장 취약한 나라로 꼽았다. 외환보유고(2011년 6월 말)가 3045억달러로 세계 7위지만 국내 은행들이 외화자산 관리를 워낙 잘못해 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보다 못한 꼴찌였다. 한국 정부는 "그래도 패닉(恐慌) 상태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지 말고 국내 외환시장의 달러 유동성부터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392조8000억원(2010년 말)에 달하는 국가 채무 액수도 재점검해야 한다. 국민총생산(GDP) 대비 33.5%로 미국(102%)보다는 낮다 해도 10년 새 4배 속도로 고속 증가해왔다. S&P는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나랏빚에 대한 미국의 '정치적 마비상태'를 지적했다. 공짜 복지 경쟁하느라 부채 증가의 위험성은 선반 위에 올려놓고 있는 국내 정치권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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