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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취재팀은 6일 밤 10시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서울 관악경찰서 당직팀을 동행취재했다. 취재를 시작하자마자, '첫 손님'이 들어왔다. 대기업 부장 A(51)씨였다. A씨의 셔츠 단추는 풀어헤쳐져 있었고, 그 사이로 러닝셔츠가 삐져나와 있었다. 한쪽 발에는 슬리퍼를 신고 있었지만, 다른 발은 맨발이었다. 양손은 등 뒤로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A 부장의 이날 밤 행동은 술 취하기 좋은 우리나라에서 주변의 평범한 회사원이 주폭으로 순식간에 변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적나라하게 투영하고 있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렇다. A씨는 6일 오후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고깃집에서 직장 후배와 함께 술을 마셨다. 거나하게 취한 A씨는 밤 10시 40분쯤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느닷없이 가게 옆에 주차된 차에 오줌을 쌌다. A씨가 술을 마신 가게 주인 B씨의 차였다. 그 모습을 본 B씨가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항의하며 A씨와 시비가 붙었다. 시비는 곧 주먹다짐으로 이어졌고, A씨는 B씨의 얼굴에 주먹 세 방을 날렸다. 대기업 간부인 A씨가 주폭(酒暴)으로 돌변하는 순간이었다. 올해 환갑(還甲)인 경찰관이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순찰차에 태우려 하자, A씨는 "너는 뭐냐? ×새끼! ×발!"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어렵사리 태운 순찰차 안에서도 A씨는 발버둥을 치며 저항했다.

지구대를 거쳐 경찰서에 온 뒤에도 A씨는 달라지지 않았다. 횡설수설하며 "내가 ○○(대기업 이름) 다니는데", "감히 대(大) ○○을…" 등의 말을 내뱉었다. "내가 △△고 출신이고 □□대 나왔다"는 말도 계속해서 되풀이했다. A씨가 "수갑 좀 풀어달라"고 하자, 경찰은 "행패 안 부릴 거죠?"라고 물었다. A씨가 "예, 조용히 있을게요"라고 말한 뒤 수갑이 풀렸고, 양손이 자유로운 A씨는 갑자기 함께 술을 먹었던 후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용히 있겠다던 A씨는 후배에게 "×새야 너 어디야. 빨리 이리 와"라며 다시 소리를 질렀다. A씨의 소란은 20분 넘게 계속됐다.

경찰이 폭행 혐의로 A씨에 대한 조서를 작성하기 시작하자, 욕설을 하고 행패를 부리던 A씨는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A씨의 입에서 "휴일이라서 직장 후배랑 술 한잔 마시고, 오줌 마려워서 오줌 한번 쌌는데 이게 뭔 잘못입니까?" "잘못했습니다. 별거 아니니 한 번만 봐주십시오.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나왔다. A씨가 담당 경찰관 앞에서 무릎을 꿇고 빌기도 했다. 경찰은 4시간 정도 조사를 한 뒤 7일 새벽 A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기고자 : 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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