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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아동복지센터 이기영<사진> 소장은 30년간 여성·아동 상담업무를 맡아 2000명 이상의 아동을 만나 왔다. 이 소장은 "술에 취해 흥분한 상태의 가해자에게 학대당한 아동들은 다른 학대보다 훨씬 더 큰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며 "우울증은 물론이고, 자존감이 크게 떨어져 평생 위축돼 살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폭에게 학대당한 아동에게서만 관찰되는 특징이 있나.

"술만 먹으면 아이에게 소주병을 깨서 위협하고 소리를 지르는 미혼모가 있었다. 3살 때부터 학대당한 이 아이를 5살 때 발견해 시설로 데려왔다. 아이에게 엄마에게 가고 싶으냐고 물으면 가고 싶다고도 하고 또 싫다고도 한다. 술 취한 엄마는 싫지만 엄마니까… 양가감정(兩價感情)이 생기는 것이다. 주폭 가해자의 피해 아동들이 거의 다 이렇다. 어렸을 때부터 술만 마시면 성추행을 하는 아버지 때문에 괴로웠던 아이도 아버지에 대해 물으면 뭐라 해야 할지 망설인다. 아이에겐 너무나 큰 혼란이고 고통이다."

―현재 제도에 문제점은 없나.

"선진국은 아동 학대가 발견되면 가해자를 내쫓는다. 우리는 반대다. 피해자가 그곳을 떠나야 한다. 처벌이 너무 약한 것도 문제다. 분명히 또 반복될 텐데, 단지 가족이라는 이유로 가해자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아이를 다시 가해자와 살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픽] 술 마시는 어른들에게 학대당한 어린이들의 말말말 기고자 : 박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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